한은 "AI 정착되면 2050년까지 GDP 최대 12.6% 증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이 한국의 경제생산성을 최대 3.2% 높이고 국내총생산(GDP) 최대 12.6%까지 높일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이는 고령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노동 공급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10일 한국은행 조사국에서 발표한 'AI와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은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1.1~3.2%, GDP를 4.2~12.6% 높일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AI 도입이 없다면 노동공급 감소로 인해 2023~2050년 동안 한국의 GDP는 16.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AI 도입은 이런 감소 폭을 5.9%로 크게 줄일 수 있다.
 

[표=한국은행]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은 AI의 경제적 영향을 3가지 시나리오로 측정했다. 시나리오 1에서는 노동 대체+노동 보완, 시나리오 2에서는 노동 대체+생산성 향상, 시나리오 3에서는 노동대체+노동보완+생산성 향상을 고려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AI 도입은 모든 시나리오 에서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시나리오 3에서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시나리오 1에서 AI 도입은 총요소생산성(TFP)과 GDP를 각각 1.1%, 8.4% 늘린다. 시나리오 2에서는 TFP와 GDP가 각각 2.1%, 4.2% 증가한다. 시나리오 3에서는 TFP와 GDP가 각 각 3.2%, 12.6% 늘어난다. 

기업의 생산성이 높을수록 AI 도입 비중이 일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대 효과는 모든 기업에 보편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대기업과 업력이 긴 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AI 도입 이후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은은 국내 일자리 중 절반 이상(51%)이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근로자의 24%가 AI 로 인해 생산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그룹에 속하며 27%가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그룹이다.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에게 AI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이중구조는 근로자의 원활한 일자리 전환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AI 준비 지수 165개국 중 15위로 선진국 대비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 역량을 보유해 AI 도입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인적자본 활용과 노동 시장 정책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오삼일 조사국 고용연구팀장은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시장 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targeted policies)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