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남해] 김희준 기자= 수원삼성에 당도한 K리그 특급 골잡이 일류첸코가 이번 시즌 수원의 경기력과 승격 가능성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류첸코는 2019년 포항스틸러스에 합류한 이래 K리그 명문 구단들을 돌아다니며 실력을 입증해왔다. 포항, 전북현대, FC서울 등 K리그 최고 명문 클럽들에서 주전으로 뛰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에는 K리그2 도전을 택했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14골을 넣으며 무고사(15골)에 이어 득점 2위를 차지한 만큼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득점이 부족해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수원 입장에서는 일류첸코는 어떻게든 품어야 하는 스트라이커였다. 일류첸코 역시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 수원 이적을 결정했다.
일류첸코는 변성환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에 깊은 믿음이 있어 수원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8일 남해 전지훈련 간 '풋볼리스트'를 만나 "변 감독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 구단이 정말 나를 원한다는 게 느껴졌다. 수원에 온 건 내 선수 경력과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될 거라 믿는다"라며 "우리는 좋은 팀이고 선수단을 보면 K리그2에 있을 수준이 아니다. 승격은 우리의 주된 목표"라며 이번 시즌 수원이 반등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수원의 부주장이자 베테랑으로서 팀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는 의지도 드러냈다. 일류첸코는 "아직 은퇴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4년 정도는 더 뛸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먼 미래를 바라보지 않으려 한다. 현재 목표는 승격"이라며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 경기장 위해서 내가 가진 100%를 쏟겠다. 어린 선수들도 잘 이끌어 시즌이 끝날 때는 웃으면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룬 상태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하 일류첸코 인터뷰 전문.
-전지훈련 상황과 몸 상태
프리시즌은 나쁘지 않은데 날씨가 너무 춥다. 솔직히 말해서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다. 날이 추워서 잔디도 얼었다. 선수들은 경기를 뛸 때 부상을 당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지난주 훈련은 전반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진행됐다.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는?
요 며칠 운동량을 줄이고 회복에 조금 더 집중하기는 했지만 괜찮아졌다. 다음주에는 팀 훈련에 참여할 수 있을 거다.
-포항, 전북, 서울, 수원 등 K리그 명문 콜렉터인데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처음 K리그에 왔을 때부터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 그게 제가 한국의 명문 클럽에서 뛴 이유고 수원에서도 이러한 활약을 이어갈 생각에 행복하다.
-왜 K리그1 팀에서 K리그2에 있는 수원으로 이적했는지
우선 변성환 감독님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 구단이 정말 나를 원한다는 게 느껴졌다. 수원에 온 건 선수 경력과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될 거라 믿는다. 수원은 2부리그에 있지만 빅클럽이고 훌륭한 팬들도 있다. 좋은 동기부여와 명확한 목표도 있고 여기서 그걸 이룰 거다.
-변성환 감독 훈련은 어떤가?
좋다. 수원에 오기 전부터 감독님과 많은 소통을 했기 때문에 좋은 지도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 현대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할 줄 아는 젊은 감독이다.
-밖에서 본 수원과 안에서 경험한 수원은 어떻게 다른지
서울에서 뛰었을 때 슈퍼매치 라이벌로 만났고, 전북과 포항에서 뛰었을 때도 훌륭한 팬들을 보유한 빅클럽이라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지금은 같은 목표를 가진 같은 팀이 됐다. 시즌 개막 후에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고 우리가 함께 좋은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
-본인이 K리그에서 최다승을 거둔 팀이 수원이고, 12경기 9승에 6골 1도움인데 이 아픔을 치유하려면 수원에서 골 많이 넣어야겠다.
내가 수원에 줬던 아픔을 치유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수원에서 많은 골을 넣어야 하고, 많은 승리를 안겨야 한다. 이번 시즌에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하나의 목표다.
-득점에 대한 구체적 목표가 있나?
나는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해두지 않는다. 10골, 20골, 50골 뭐든 할 수 있지만 이런 건 중요하지 않다. 제게 중요한 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득점이 따라온다는 걸 안다. 선수 경력 내내 같은 생각이었다. 중요한 건 경기력이고 득점은 부산물일 뿐이다.
-수원에서 훈련을 진행해 보니 승격을 기대해볼 만한지
그렇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선수단을 보면 K리그2에 있을 수준이 아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아직 시즌도 시작하지 않은 시점에서 뭐라 말하기는 이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고 너무 멀리 바라보지 않으려 한다. 물론 승격하는 게 목표인 건 분명하다.
-승격을 위해 외인 공격진이 중요한데, 브루노 실바와 세라핌과 호흡은?
브루노 실바는 좋은 선수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지금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프리시즌에서보다 중요한 건 정규시즌에서의 호흡이다. 또한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 선수와 유망주들도 모두 중요한 일원이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다함께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야 한다.
-스트라이커로 영입된 김지현 같은 선수들도 소개해달라
말씀드렸듯 우리는 좋은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모두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시즌이 길고 경기가 많기 때문에 전부 필요한 자원이다. 어느 순간에 어떤 선수가 필요할지 모른다. 모두가 팀을 도울 능력이 있고 승격을 이룰 실력을 갖췄다.
-베테랑으로서 경기 외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할 텐데
물론이다. 그것도 내가 해야 될 일 중 하나다.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도와주고 많은 조언을 해줘야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베테랑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내가 유망주들에게 베풀고, 그들의 성장을 도울 차례다.
-젊은 선수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경기장 안에서 이러한 상황일 때는 이렇게 하는 게 좋다고 계속 말한다. 나는 그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한다. 더 나은 판단이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드는 시점인데 남은 선수 생활 목표는
우선 내 경력은 끝나지 않았고 은퇴는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 4년 정도는 더 뛸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고 먼 미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현재 목표는 승격이다.
-전성기를 4년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왜 안 되겠나. 다른 선수들도 하는데 나라고 안 될 게 있겠나. 지난 시즌에도 증명했고, 다가오는 시즌에도 증명할 거다.
-수원이 K리그1에 승격해도 주전으로 뛸 자신감이 있다고 들린다
당연하다. 당신은 제가 K리그1에서 못 뛸 거라 생각하나?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이번 시즌에도 많은 구단이 내게 접근해왔다. 2, 3년은 더 뛸 자신이 있다.
-역시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다르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자신을 믿지 못하면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없다.
-아까 수치 상의 목표는 없다고 했지만 수원에서 이루고 싶은 이상향이 있을지
팀에 큰 임팩트를 남기고 싶다. 클럽의 리더로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변성환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주문한 역할은?
먼저 올 시즌 부주장을 맡았다. 이건 내가 팀의 리더 중 한 명이라는 뜻이다. 베테랑으로서 수원의 많은 어린 선수들을 잘 보살피고 그들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갖추도록 도울 거다. 또 브라질리언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도 내 역할이다.
-지금까지 방법론은 통했나?
선수들마다 다를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방법이 다르다. 어떤 선수들은 조언을 해주면 잘 알아듣고 도울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은 고집이 있어서 조언을 해줘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면 내가 그에게 도움이 많이 되지는 못했던 걸 테다.
-수원 팬들 앞에서 뛰는 건 기대되는지
사실 경기 중에는 경기에 집중을 해서 팬들이 보내주시는 성원을 자세히 느끼지는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경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 그러니까 우리가 지쳐있을 때에는 팬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된다. 그게 마지막으로 슈팅을 때리고 상대 공격을 막으며 승리를 위해 싸우는 힘이 된다.
-이번 시즌 각오 한 마디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거다. 수원을 위해 경기장 위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골을 최대한 넣는 등 내가 가진 100%를 쏟겠다. 어린 선수들도 잘 이끌 거다. 그래서 시즌이 끝날 때에는 웃으면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룬 상태였으면 좋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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