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 샤라비, 8일 가자서 석방돼 어머니·누나 상봉
부인과 두 딸 2023년 하마스에 피살 사실 모르고 "보고파"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로 8일(현지시간) 돌아온 인질 엘리 샤라비(52)가 가자지구에 갇혀있는 동안 부인과 딸들이 이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살해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N12 등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샤라비 등 이스라엘 남성 인질 3명을 석방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인질들을 무대에 올려 석방 행사를 하던 중 가자지구에 함께 납치됐던 동생 요시가 숨진 사실을 샤라비에 알렸지만, 부인 리앤과 두 딸의 사망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국제적십자사 차량을 타고 이스라엘군에 인계된 샤라비는 곁에 앉은 군인에게 "리앤과 두 딸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기대했던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국경 부근에 마련된 장소에서 샤라비가 어머니와 누나를 다시 만났을 때의 사진을 공개했다. 샤라비가 가족 품에 안겨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간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모습이다.
샤라비는 납치 전까지만 해도 얼굴이 둥그스름한 인상이었지만 이날은 볼이 홀쭉해지고 주름이 생길 만큼 눈에 띄게 살이 빠진 모습이다.
샤라비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했을 때 베에리 키부츠(집단농장)에 있다가 납치됐다.
그의 부인(사망 당시 48세)과 딸 노야(16), 야헬(13) 세 명은 안전가옥으로 숨었으나 살해당했다. 리앤의 시신은 발견 당시 두 딸을 끌어안고 웅크린 상태였다.
영국에 사는 리앤의 남동생 스티븐 브리슬리는 매형 샤라비가 석방되기 전 BBC 방송 인터뷰에서 "그가 (가족의 사망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으면 좋겠다"며 "490일을 생존한 뒤에 그런 소식을 접한다는 것은 또다른 고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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