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것처럼, 타셈 싱 감독은 〈더 폴〉의 흥행에 힘입어 개봉 7주차에 전격 내한을 결정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빡빡한 스케줄을 자처한 그는 최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섰어요. 등장과 동시에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건넨 인사에서 감독이 느낀 감사와 감동이 전해졌습니다.
〈더 폴〉 역시 처음 만들 때부터 보다 선명한 비주얼을 구현할 수 있는 최신 기술로 완성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상영관이 4K를 감당할 수 없었죠. 심지어 〈더 폴〉은 토론토 영화제에서 공개된 다음에도 투자자가 없어 2년을 개봉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재개봉에 4K 리마스터링이 필요했던 건 타셈 싱 감독의 '한풀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더 폴〉은 당초 전혀 판타지 장면 없이 두 주인공 로이(리 페이스)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의 병원 장면만으로 만들 생각이었다고 해요. 이를 두고 감독은 "편집자와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려면 외부 로케이션 촬영 말고, 병원 안에서 두 명 만으로 영화를 만들자고 했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감독이 여자친구에게 차이는 사건(?)이 발생한 거예요. 그는 "(실의에 빠져) 모든 걸 팔아 버렸기 때문에 돌아갈 곳도 없어서 그냥 찍었다"라고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어떤 '추락(더 폴)'보다도 여자친구와의 이별이 더 마음이 아팠다면서요.
〈더 폴〉이 최근 더 많이 받은 주목의 시선이 전 세계 온라인을 통해서 이뤄졌다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SNS조차 하지 않는 타셈 싱 감독에게는 이 열광이 새롭게 느껴질 법도 했죠. 이에 그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더 폴〉을 다시 내놓으라는 이들에게 '그땐 왜 내 영화를 안 좋아했느냐'라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습니다. 하지만 지금 〈더 폴〉을 원하는 이들은 당시 영화엔 관심이 없을 어린 아이들이었을 겁니다. 그런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것이 〈더 폴〉에 있었기 때문에, 감독은 "돈을 털어서 다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라고 했습니다.
타셈 싱 감독은 부활의 영광을 한국의,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돌렸는데요. 실제로 지금까지 〈더 폴〉 감독판을 본 관객의 70% 이상이 여성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처럼 많은 한국 여성 관객들의 호응이 제 아기(〈더 폴〉)를 달릴 수 있게 해 줬다"라며 다시금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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