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찬밥 신세를 겪었던 해리 매과이어가 팀을 구해냈다.
맨유는 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32강전에서 레스터에 2-1로 승리했다. 맨유는 16강 진출했다.
치열한 승부 였다. 선제골을 넣은 팀은 레스터였다. 전반 42분 은디디의 슈팅을 오나나가 발로 막았지만, 세컨드볼이 데 코르도바-레이드의 머리 맞고 맨유 골문으로 들어갔다. 전반전은 레스터가 1-0으로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전 들어 맨유가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3분 지르크제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넣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하는 듯했다. 그러나 구세주가 맨유에 강림했다. 그 주인공은 매과이어였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브루노의 프리킥을 매과이어가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맨유의 2-1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득점 장면으로 시비가 있었다. 브루노가 킥을 하는 순간 매과이어의 위치는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그러나 FA컵은 16강부터 비디오 판독(VAR)이 가동되기 때문에 득점이 취소되지 않았다.
어쨌든 매과이어가 맨유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날 매과이어는 백3의 중앙 스위퍼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1득점 포함 패스 성공률 85%, 터치 85회, 공격 지역 패스 8회, 롱패스 5회, 태클 1회, 걷어내기 4회, 헤더 클리어 4회, 가로채기 1회, 공중볼 경합 4회 등 맹활약하며 평점 8점을 받았다.
경기 종료 후 매과이어도 기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자랑스럽다. 경기 막판에 마지막 순간 골을 넣은 것이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내가 맨유에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내 가족과 친구들도 뛰쳐나와 환호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감격했다.
그동안 ‘찬밥 신세’를 당한 매과이어였기에 더욱 극적이었다. 매과이어는 한때 PL 최고의 수비수였다. 레스터 시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그는 194cm에 100kg이라는 엄청난 피지컬로 상대 공격수를 압도했다.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친 매과이어는 2019-20시즌에 8,000만 파운드(약 1,300억 원)의 이적료로 맨유로 이적했다. 그러나 거액의 이적료에도 불구하고 활약이 저조했다.
시즌이 거듭수록 매과이어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매과이어는 2021-22시즌부터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느린 발, 역동작, 형편없는 패스 미스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놀림거리가 됐다. 에릭 텐하흐 전 감독이 맨유에 부임하면서 주장 완장도 박탈당했다. 어느덧 애물단지가 된 그는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후벤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다시금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아모림 감독의 백3 시스템에서 중앙 수비 한 자리를 꿰찬 그는 올 시즌 리그 17경기 출전 중이다. 주전 도약에 성공한 매과이어는 맨유에 대한 깊은 충성심까지 보이며 팬들의 지지를 회복하고 있다. 맨유와 2026년 6월까지 계약 연장에도 합의했다.
매과이어는 맨유 부진에 대해 “최악의 팀”이라고 언급한 아모림 감독에 발언에 대해 정신 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제 실점을 내주는 것을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전술적 문제가 아닌 정신력 문제다. 때로는 작은 차이로 결과가 결정된다. 우리는 승리의 길을 갈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 집중하고 있지 않다”라며 선수단의 각성을 요구했다.
맨유의 정신적 지주가 돼가고 있는 매과이어다. 그런 매과이어의 극장 골은 맨유 선수단이 각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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