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20만 붕괴' 임박한 강릉 인구···유명 관광지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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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세] '20만 붕괴' 임박한 강릉 인구···유명 관광지인데, 왜?

여성경제신문 2025-02-08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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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강릉원주대 '모바일 뉴스의 이해' 수업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이 수업을 지도하는 허만섭 강릉원주대 교양교육부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강릉 사천해수욕장. 픽사베이
강릉시 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강릉시 인구는 20만7988명으로 21만 명대가 무너졌다. /픽사베이

강릉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이 없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동해의 푸른 바다가 사람들을 사시사철 유혹한다. 커피 거리 등 볼거리, 먹을거리도 많다. 특급호텔, 고급 펜션 같은 숙박시설도 풍부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KTX가 개통되면서 수도권과의 이동시간도 단축됐다. 피서철이나 연말, 주말엔 서울-강릉 고속도로가 자주 막힌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찾는 유명 관광지임에도 강릉의 인구는 줄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강릉시의 인구는 2000년 23만312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2008년 22만명 선이 무너졌다. 2023년 7월 인구는 20만8251명이었다. 지역 언론은 21만도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보도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21만도 힘없이 깨졌다.

필자가 '국가통계포털'과 강릉시청의 '인구 및 세대 현황' 최신 자료를 확인해 보니 올해 들어서도 강릉시 인구 감소는 멈출 기미가 안 보였다. 10월 강릉시 인구는 20만7988명으로 9월의 20만8161명에서 173명이 빠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상징성이 큰 숫자인 20만이 깨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에 강릉으로 자주 오가거나 강릉에 거주하는 20대 10명을 대상으로 강릉의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를 알아봤다.

취재 결과, 이들이 말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강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교통 인프라 부족'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일자리 부족'이었다. 강릉은 시내에 지하철이 없다. 버스는 그 보완재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

강릉으로 자주 오가거나 강릉에 사는 대다수 젊은이는 버스노선이 부족하고 배차 간격이 길어 버스로 시내를 오가기 어렵다고 했다. 강릉 모 대학 법학과 재학생 김모 씨(여·20)는 "대중교통 이용이 복잡하다"며 "버스 정류장이 일부에 집중돼 있고, 노선이 대체로 불필요한 데 있어 사람들의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활동하는 젊은이들은 자가용을 사서 이용하는 편이다. 차가 없는 경우 택시를 자주 활용한다. 비용이 부담되는 것이 현실이다. 강릉 모 대학 생물학과 정모 씨(여·20)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택시를 자주 탄다"며 "버스노선이 한정적이라 차가 없는 이상 강릉 내에서 이동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같은 대학 해양생태환경학과 김모 씨(여·21)는 "강릉은 자가용이 필요한 곳"이라며 "교통 문제만 해결된다면 강릉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필자가 만난 또 다른 청년은 "강릉과 수도권을 오가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KTX 비용으로 적지 않은 돈이 나간다"며 "이런 점도 인구 유출에 영향을 준다"고 제언했다.

매주 서울과 강릉을 오 가는 강모 씨(여·21)는 "KTX 비용이 부담돼 강릉이란 도시의 정주지 매력이 감소한다"고 했다. 강릉의 버스 배차 간격도 40~50분 정도로 긴 편이다. 대부분 중급 도시 인구 감소와 대중교통 미비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처럼 시민들이 다니기 불편하게 방치한 채로 정주하라는 건 무리다.

강릉 인구 감소의 두 번째 원인으로 꼽힌 일자리 부족과 관련해 필자가 접한 청년들은 "강릉은 유명 관광지라 시간제 일자리와 비정규직 일자리는 비교적 풍부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 철 장사 느낌이 강하다"며 "일자리는 많지만 정규직 일자리는 부족하다"고 했다.

강릉 토박이 김모 씨(여·22)는 "강릉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이 도시에서 취업이 될 거라는 확신이 안 든다"며 "미래를 생각했을 때 강릉은 일자리가 없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강릉에 4년째 거주하고 있는 이모 씨(24)도 "계속 살고 싶지만 결국 다른 곳으로 갈 것 같다"며 "정규직을 얻기 어렵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강릉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는 김모 씨(여·20)도 "화장품 연구소에서 일하고 싶은데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며 아쉬워했다.

많은 이들이 강릉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버스 인프라 부족'을 꼽은 것은 의외였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강릉 같은 도시에 교통을 개선하면 사람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좋은 일자리도 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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