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채연 기자] 팬데믹 시기 골프 시장에 대거 유입돼 골프웨어 시장을 확장케 한 ‘MZ 세대’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잇따라 철수 혹은 축소를 결정하고 있다.
7일 대한골프협회(KPA) ‘2023 한국골프지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골프를 1회 이상 경험한 인구는 2021년 31.5%에서 2023년 16.9%로 14.6%포인트(p) 감소했다.
골프 비경험자 중 향후 골프를 칠 의향이 있는 잠재 골프 비경험자는 2023년 27.1%로, 2021년(32.8%) 대비 5.7%p 감소한 반면, 향후에도 골프를 칠 의향이 없는 비잠재 골프 비경험자는 12.8%p 증가했다.
특히 연령별 골프 경력을 살펴보면, 경력이 2~3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20대에서 35.4%로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력 1년 미만이라는 응답도 12.6%로, 연령대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20대 뜨내기 골퍼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팬데믹 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골프 산업 및 이용자 수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골프웨어도 타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한세엠케이가 운영하는 PGA투어·LPGA의 경우, 현재 28개의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나 비효율 매장 정리 및 운영 효율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 매장을 약 20개로 조정할 예정이다.
선수 후원도 중단했다. 한세엠케이는 PGA TOUR 골프웨어를 통해 남자 선수, LPGA 골프웨어를 통해 여자 선수를 후원해 왔다. 그러나 브랜드 재정비를 위해 지난해를 끝으로 선수 후원을 중단했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기존 계약의 만료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라며 “선수들과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여 년 만에 접는 사업도 잇따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골프 열풍에 따라 지난 2023년 4월 인기 브랜드 메종키츠네를 바탕으로 골프 라인을 추가했으나 지난해 접었다. LF 랜덤골프클럽도 론칭 1년 만에 거뒀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가 30년간 운영해 온 잭니클라우스의 경우, 비즈니스 구조를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서브라이선스 형태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또 엘로드는 클럽(골프채)을 주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자체가 레드오션이 됐기 때문에 브랜드들이 사업성을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골프웨어 업계는 앞으로 프리미엄·럭셔리 라인을 주력으로 진성 골퍼를 겨냥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는 방법을 택하는 등 전략을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골프는 지난 2001년부터 꾸준히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22년 8월 론칭한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란스미어도 반응이 좋다는 설명이다.
LF의 헤지스 골프와 닥스 골프의 경우,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따라 디자인과 소재를 고급화해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LF의 더블플래그는 온라인에서 젊은 층을 타깃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세엠케이 PGA투어·LPGA도 온라인 운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진출 전략도 펼친다. 코오롱 FnC가 일부 라이센스 계약으로 운영하던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경우, 미국 본사와 협의를 통해 중국과 일본에 직접 진출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골프 시장 이탈로 진성 골퍼들만 남은 상황에서, 이제는 실질적인 수요에 맞는 변화를 도입해야 한다”며 “럭셔리를 노릴지 가성비를 노릴지 등 명확한 방향성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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