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 갯벌에서 꼬막을 채취하는 주민. / 보성군
7일 전남도의회와 보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사이 보성군에서 생산된 꼬막에서 쓴맛이 나 중매인이 유통을 거부하거나 소비자가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꼬막이 쓴맛을 내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다량 섭취한 영향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이나 성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성군은 전했다.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에 원인 파악을 의뢰했고,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판명났다"며 "어장 정화 등 안정적인 양식환경 조성과 어민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꼬막은 양식이 발달해 연중 내내 즐길 수 있지만 겨울이 시작될 무렵인 11월부터 초봄까지가 꼬막의 살이 차오르는 시기라 한겨울에 채취한 것일수록 맛과 풍미가 좋다.
한국에서 주로 먹는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조개) 세 종류다.
이들 꼬막은 모양이 비슷하지만 크기와 껍데기의 방사륵(放射肋: 조개의 껍데기 겉면에 있는, 부챗살처럼 도드라진 줄기) 개수로 구분할 수 있다. 방사륵 수를 보면 참꼬막은 17~18줄, 새꼬막은 32줄, 피꼬막은 42줄 안팎이다.
참꼬막은 일상적으로 '꼬막'이라 부른다. 진짜 꼬막이라는 의미에서 ‘참’자가 붙었다. 제사상에 올라 '제사 꼬막'으로도 불린다. 표준어는 ‘꼬막’이며, 표면에 털이 없고 썰물 때 수심 1~2m의 얕은 펄에서 산다. 수분이 많고 살이 쫄깃하며, 성장하는 데 약 4년이 걸린다. 주로 사람이 직접 갯벌에서 채취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새꼬막은 참꼬막보다 껍데기 골이 촘촘하고 털이 있으며, 조갯살이 매끈하다. 맛은 참꼬막보다 덜하지만 2년이면 완전히 자란다. 배를 이용해 대량으로 채취해 참꼬막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피꼬막은 피조개로도 불린다. 크기가 가장 크고 껍데기에 털이 많다. 꼬막에는 헤모글로빈 성분이 많지만, 특히 피꼬막은 핏물이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피꼬막은 자연산보다 양식한 것이 맛이 좋다. 겨울철에는 날것으로도 먹지만,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꼬막은 조리하기 쉽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 고단백, 저지방 알칼리성 식품이다. 노란빛을 띠는 살은 단맛이 나며 단백질, 비타민,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들어 있다. 철분과 무기질이 풍부해 어른에게는 조혈 강장제로, 어린이 성장 발육에도 좋다.
꼬막을 고를 때는 껍데기가 깨지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신선하다. 무늬가 선명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은 품질이다.
꼬막은 갯벌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해감이 중요하다.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깨끗이 씻은 후, 소금물에 2~3시간 담가 해감하면 된다. 수분 함량이 높아 오래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므로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보관해야 할 경우, 삶아서 살만 발라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참꼬막 / 보성몰
새꼬막 / 국립수산과학원
피꼬막 /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에서 꼬막은 서민들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특히 전남 보성군 벌교읍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을 통해 꼬막의 본고장으로 전국에 알려졌다. 실제로 여자만 연안을 끼고 있는 고흥군-보성군-순천시-여수시 일대가 국내 최대 꼬막 생산지다.
보성에서 꼬막이 많이 나는 이유는 여자만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여자만은 수심이 얕고 갯벌이 발달해 있어 꼬막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보성군 벌교읍은 여자만의 중심부에 위치해 예로부터 꼬막의 집산지 역할을 해왔다.
꼬막은 영양가가 매우 풍부하다. 단백질과 타우린이 풍부해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도움을 주며, 철분과 아연, 비타민 B12 등이 풍부해 빈혈 예방과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또한 글리코겐과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피로 회복,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한국에서는 꼬막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 먹는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삶아서 먹는 것이다. 꼬막 삶는 방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벌교 지역에서는 특히 껍데기가 벌어지지 않게 삶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벌어지면 꼬막 특유의 맛을 내는 피 부분이 없어져 맛이 떨어지고 육질이 질겨지기 때문이다.
꼬막 요리 / 연합뉴스
벌교식 꼬막 삶는 법은 다음과 같다. 깨끗이 씻은 꼬막을 넣고 물을 부은 뒤 센 불에서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간 불로 줄여 3~4분 정도 더 삶는다. 이때 한두 개의 꼬막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건져내면 된다. 새꼬막의 경우에는 껍데기 뒷부분 틈 사이에 숟가락 등 납작하고 딱딱한 것을 끼워 비틀면 쉽게 까서 먹을 수 있다.
삶은 꼬막 외에도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 초고추장에 버무린 꼬막 초무침, 꼬막 전골, 꼬막 탕수육, 꼬막 은행알꼬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벌교 지역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꼬막 요리를 '꼬막 정식'이라는 이름으로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 태국 등에서 꼬막을 즐겨 먹는다. 일본에서는 '아카가이(赤貝)'라고 불리며 주로 초밥의 재료로 사용된다. 중국에서는 '피혈합(皮血蛤)'이라 부르며 볶음요리나 탕 요리에 사용한다. 태국에서는 '호이크랭'이라고 하며 매운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요리의 재료로 쓴다.
보성군과 벌교읍은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벌교 꼬막축제를 열어 지역 특산물인 꼬막을 알리고 있다. 이 축제는 꼬막 요리 시식회, 꼬막 까기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꼬막의 맛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꼬막을 구입할 때는 크기가 일정하고 껍데기가 광택이 나며 깨끗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구입한 꼬막은 냉장 보관하며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삶은 꼬막은 살만 발라내 냉동 보관해도 된다.
꼬막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 갯벌에서 꼬막을 채취하는 주민. / 보성군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