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해진 창업주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 올라서면 7년 만에 책임있는 경영자로 복귀하는 것이다. 연임이 유력한 최수연 대표와 함께 네이버의 백년대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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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서 물러난 이해진, 7년 만의 귀환… AI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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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사진=뉴스1
'은둔 경영자'로 불리던 그의 복귀가 뜻밖이라는 시각도 많다. 과거 공정위가 이 창업주를 네이버 총수로 지정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이 창업주가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이 창업주의 지분율이 4%대고 친·인척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점을 참작해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봐야 한다며 기존 대기업들과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도 물러나고 지분까지 더 팔았지만 끝내 총수가 됐다.
총수가 된다면 감당해야 하는 책임이 상당한 까닭이다. 법률상 문제가 생길 경우 법인을 대표해 책임을 지게 된다. 공정위가 2020년 네이버가 기업집단 신고 시 계열사를 누락했다며 검찰에 고발할 때 이 창업주를 표적으로 삼았다.
법적 의무말고도 사회적 부담 역시 막중하다. 일거수일투족이 기업과 연결돼 매서운 여론의 눈초리를 견뎌내야 한다. 정보 공개 기준이 엄격해지고 사업상 규제도 급격히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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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진짜 '총수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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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021년 10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재 그의 네이버 지분은 4%도 되지 않지만 네이버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에 복귀하면 총수로서 경영을 맡게 되는 것인 만큼 이전과는 무게감이 다를 전망이다. 공정위뿐 아니라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감시도 더욱 강화되고 이전보다 국정감사 등 대내외적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AI 시장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 딥시크의 출현으로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경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공세가 심화되면서 소버린AI를 내세운 네이버의 경쟁력 제고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야심차게 선보인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고도화에 기업의 운명이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창업주가 총수 부담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결국 돌아왔다"며 "상황이 그 정도로 엄중하다는 것이지만 총수로서 경영 부담을 이겨내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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