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김영록 전남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조기 대선에 출마 의사를 밝혀 주목받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고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와의 연대나 경쟁 후보를 선을 넘어 공격하는 네거티브는 절대 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각오"라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김 지사는 호남 출신의 현역 정치인으로 18·19대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역임해 대선주자급의 역량을 갖췄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3선 도전이 거론되고 있는 김 지사였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선출마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김 지사가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권을 향해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켜왔기 때문이다.
DJ이후 호남 대권주자가 없었던 상황에서 '새로운 호남주자'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아직은 김 지사의 호남주자로서 대권 경쟁력에 대해서는 드러난 것은 없다.
다만, 지난 1월23일 폴리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전남도민을 대상으로 한 전남지도자 조사에서 김영록 지사가 1위로 조사됐다.
12.3 비상계엄 직후 부터 정치적 목소리 높여
그는 12.3비상계엄이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에 "헌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포문을 연 데 이어 탄핵에 주저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완전 무개념 법조인"이라며 '여당 지도자'를 강하게 비판하며 '정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높였다.
특히 윤 대통령의 12·12 담화에 대해선 "스스로 반국가·반헌법 세력임을 자인한 것으로, 한시라도 빨리 탄핵시켜 대한민국과 경제를 구해야 한다"며 조기탄핵을 강조했고, 한 총리의 '헌재 재판관 임명 보류'에는 "월권적 정치행위, 윤석열 아바타, 내란 대행"이라고 질타했다.
내란사태를 주동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그들의 변호인들을 향해서는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있다"며 "코미디를 빨리 끝내도록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또 가수 나훈아가 은퇴 공연에서 양비론을 내세워 '왼팔 비판' 발언을 하자 반박하는 글을 올려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김 지사는 "내가 좋아하는 나훈아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라는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물었다.
그는 서부지법 폭동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해야 한다’ ‘내란 선동을 멈춰라’ 등의 발언을 자신의 SNS를 통해 알리며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최상목 권한 대행의 ‘내란특검 거부’ ‘헌법재판관 임명’ 건에 대해서도 빠른 승인을 촉구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5일 전남도청 신년 기자간담회..."대한민국 재창조·대통합해야" 대선출마 공식화
김 지사는 지난 5일 전남도청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정치 체제를 대혁신하고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고 대통합하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이 하루아침에 크게 발전해 세계적인 부러움의 대상이 됐지만, 압축성장하면서 문제점도 많았다"며 "이런 문제점을 재조정해 정치를 재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뜻을 굳혔고, 결심에 변화는 없다"고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도 "지금은 비상시국을 안정시키고,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며 기자회견 등 공식 출마 선언은 미뤘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네거티브 없는 경선'을 강조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 없이 정책 대결로 민주당의 파이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그것을 선도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경선이 끝난 후에는 민주당의 힘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저부터 힘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와의 연대나 경쟁 후보를 선을 넘어 공격하는 네거티브는 절대 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각오"라고 밝혔다.
"3년이내 헌법개정...포지티브 정책대결로 민주당 파이 키울 것"
김 지사는 "새로운 정부는 3년 이내 헌법 개정을 통해 대혁신을 해야 한다"며 "2028년 23대 국회의원 선거 전 헌법을 개정해 정치가 대한민국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방향에 대해 "대통령은 분권형으로 외교 국방에 전념하고, 책임총리가 국정 내치를 이끄는 체제가 필요하다"며 "책임총리 체제에서 국회의 힘이 방대해질 수 있으니 상원을 만들어서 지방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되는 독일, 프랑스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지사는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 정책대결을 하겠다"며 "경선이 여러 사람 경쟁을 통해 민주당의 파이를 키우고, 후보가 결정되면 힘을 하나로 모아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목표니,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 누구랑 연대하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끝까지 혼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사직은 유지한 채 경선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 결과가 3월 초에 가능하다는 전망이 대세이고, 민주당 경선도 바로 시작될 수 있다"며 "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경선에 참여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연가를 사용해서라도 적절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도지사직을 갖고 경선에 나갔었다"며 "지사 임기가 2∼3년 남았다면 모르겠지만, 1년 조금 더 남은 상황에서 지사직을 유지하고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호남이 느꼈던 소외감 해소가 중요"...'호남주자론' 현실화가 관건
이에 앞서 김 지사는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광주·전남 지역 언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조기 대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결심을 굳혔다"며 "이제 앞으로 어느 순간에 어떻게 치고 나가느냐의 문제"라고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혔다.
김 지사는 "호남이 느꼈던 소외감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그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호남을 빼놓은 채 침체된 정치 체제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호남 중심 정치 복원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와 관련해선 "건전하게 정책 대결을 하면 오히려 '민주당의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탄핵 국면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여야를 막론하고 호남을 대표할 후보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호남을 대표할 후보로 출마할 결심을 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직 단체장으로서 처음으로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김 지사는 '호남주자론'을 현실화하기 위해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인 광주에서 지지도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전국 지지도를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됐다.
폴리뉴스-한길리서치 호남지도자 조사, 김영록 23.9% 1위 - 노관규 8.9%-주철현 7.6%
폴리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전남도민 대상 '전남지도자' 조사에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1위로 나왔다.
지난 1월23일 전라남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향후 전남 지역을 대표할 정치지도자'를 물은 결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23.9%, 노관규 순천시장 8.9%, 주철현 의원 7.6%, 이개호 의원 5.6%, 서삼석 의원과 신정훈 의원은 각 5.0%를 기록했다.
김영록 지사는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2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가장 높은 지지세를 나타냈다. 노관규 시장은 30대(11.2%)와 50대(13.7%)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동남권(순천·여수·광양)에서는 김영록 지사(18.8%)와 노관규 시장(14.9%), 주철현 의원(11.8%)의 3파전 양상이 벌어졌으나 서남권(목포·무안·해남)과 북부권(나주·화순·영광)에서는 김영록 지사가 각각 32.4%와 21.0%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지지세를 보였다.
전남도민의 차기 대권지지도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범야권 후보로 66.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ARS 100%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8.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