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생활인구 활성화'로 막아야…정부는 재정·행정적 뒷받침"

[대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생활인구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자체별로 지역의 특색을 살려 관광객 등 체류인구를 끌어들일 방안을 강구하고, 중앙정부가 이를 재정·행정적으로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근식 통계청 빅데이터통계과장은 6일 대전 한남대학교에서 열린 ‘2025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의 특별세션1에서 ‘인구변화와 지역경제와의 관계’를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라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방소멸 위기도 한국의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김 과장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생활인구’ 활성화다. 생활인구는 주민이나 외국인 등의 등록인구 외에도 통근, 통학, 관광 등의 이유로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날이 월 1회 이상 있는 체류인구까지 포괄한다.

실제 생활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는 약 2850만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관광객 등 해당 지역에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 인구는 2360만명으로, 실제 거주하는 등록인구(490만명)의 4.8배로 나타났다. 강원 양양군 등 관광이 발달한 지역의 체류인구는 등록인구의 17.4배로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체류인구의 카드 사용 합계액은 전체 카드 사용액의 43.2%를 차지해 지역 경제에 기여도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과 광역시에서는 절반 넘게 차지하는 곳도 있었다. 강원에서는 문화·여가, 숙박업이, 광역시는 보건의료업 사용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정책으로는 생활인구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객 등 사람들이 자주 찾고,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선 각 지역의 특색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지역이 주도하는 지방소멸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선 기금·펀드 등 재정지원과 특례·평가가점의 행정지원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이민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도원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해 2030년에는 300만명을 넘긴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외국인들의 생산, 소득, 소비, 납세, 투자 등 경제활동 전반을 파악해 국내 생산성 향상과 기술·산업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이민자 유치와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외국인이 국내 지역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1% 증가하면 건설업을 제외하고 농림어업(1.33%), 광·제조업(0.88%), 서비스업(0.36%) 등 모든 부문에서 지역경제가 성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력부족이 큰 농림어업 부문과 제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효과가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국내 정주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 집단을 대상으로 활발한 국내경제활동을 장려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지역경제 성장과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 이민정책 수립 프로세스와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