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통합 후 최대 실적…“수주잔고 3년치 유지할 것”(종합)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2019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한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도 호실적을 자신했다.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강점을 보이는 고부가 선박 위주 수주 전략을 펼쳐 수주잔고 3년치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 영업익 5배 늘어난 1조5000억

6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액 25조5386억원, 영업이익 1조434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9.9%, 영업이익은 무려 40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19년 통합법인으로 재출범한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부문별로 보면 조선사업 호조가 두드러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조선업에서만 1조5075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7%에서 6.8%로 올랐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도 전년 대비 30% 증가한 3721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조선업 매출 증가 효과에 더해 지난해 인수한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의 실적이 4분기부터 온전히 반영된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는 99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또 그린에너지 사업은 112억원 이익에서 125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재무구조는 호실적에 힘입어 탄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9.4%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순현금(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차감한 액수)은 6986억원에서 4조225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빚을 다 갚고도 4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수주 목표 146억달러…美MRO·KDDX 사업 속도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업 수주 목표를 146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처럼 수주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은 수주잔고 3년치 이상을 올해도 확보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올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42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5900만CGT)과 비교해 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독보적인 친환경 기술과 선제적 시장 공략, 그리고 제한된 슬롯의 가치를 부각시켜 고수익 선박 수주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LNG선 선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HD한국조선해양은 “LNG선 가격 추이는 견조하게 유지되겠지만, 2028년 납기 물량을 찾는 프로젝트 수와 고객 수요에 따라 가격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군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은 현재 2~3건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은 올 1분기 정도 사업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