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가 또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삼성 사령탑은 코트 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줄 선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쉰다.
5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효범 삼성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최근 팀이 극심한 연패 흐름에 빠진 탓이다. 김효범 감독은 최근 선수들의 정신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팀이 마지막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진다. 선수들에게 힘들어도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계속해서 얘기한다. 고개를 숙이면 ‘아 동료도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모두가 힘들어진다. 그런데 한 명이 고개를 숙인 후에 전염처럼 다 고개를 떨군다”며 “책임감의 문제다. 감독을 위해서 뛰는 게 아니다. 동료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코트 위에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범 감독은 올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반드시 첫 승을 챙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은 이날 현대모비스에 68-77로 졌다. 거기다 7연패에 빠지면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와 함께 공동 최하위(11승 24패)로 추락했다.
김효범 감독이 지적했던 모습은 이날 경기에서도 나왔다. 삼성은 1쿼터부터 3쿼터 중반까지는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3쿼터 후반부에는 급격히 무너졌다. 그러자 선수들이 한 둘씩 고개를 떨구기 시작했다. 패배하는 흐름으로 넘어가자 집중력과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듯 보였다. 결국 동력을 잃은 삼성은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김효범 감독은 ‘정말 안 좋은 경기를 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쉬운 기회도 못 넣었다. 말도 안 되는 실책도 터져 나왔다. 안일한 플레이들도 보였다. 팬들한테 죄송한 경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삼성의 가장 큰 문제는 실책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경기당 13.3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최다 실책 팀이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무려 24개의 실책이 터져 나왔다. 실책 24개는 6일 오전 기준 국내 프로농구 역사상 최다 실책 공동 17위에 해당하는 불명예다. 범위를 2010년대로 좁혀보면 공동 3위다.
김효범 감독은 쏟아진 실책에 대해 “과감하게 못 해서 실책이 나왔다. 하고자 하는 방향성에서 실책을 기록하면 괜찮다. 그런데 줄 곳이 없어서 상대 수비에 밀리다가 나오는 실책은 안 좋다. 현대모비스전에서는 활동량과 피지컬에 밀려서 실책을 범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삼성은 연패 기간 실책하고 기세를 내준 뒤에는 고개를 숙이면서 자멸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선수들의 책임감이 부족한 탓이다. 김효범 감독은 “경기에서 밀리고 있으면 코트 위에서 ‘고개 들고 따라잡자’고 외쳐주는 선수가 없다.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구든 괜찮다. 팀을 책임져줄 선수가 필요하다. 젊은 선수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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