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회남면에 익명 기부…작년 12월 출산 가정에 전달 예정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지난 5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행정복지센터에 현금 125만원이 든 봉투가 배달됐다.
'회인면장'으로 수신인이 지정된 봉투에는 고향 마을에 우렁찬 아기 울음이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은 익명의 손편지가 함께 들어 있었다.
김학인 회인면장은 "편지의 필체와 내용으로 미뤄볼 때 외지에서 고향을 그리는 어르신이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부자는 편지에서 "어린시절 왁자지껄했던 고향마을의 인구가 급감하고 추억 깃든 학교도 사라질 위기에 놓인 상황이 안타깝다"며 "새 생명 출생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출산 가정에 축하금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고향을 지탱하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아기 탄생 소식이 들리면 축하금을 또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인구 1천600여명의 회인면 출생아는 한 해 1∼2명에 불과하다. 단 1곳뿐인 회인초등학교 학생 수는 30명 선으로 줄어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회인면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전달받은 돈을 작년 12월 11일 아들을 낳은 다문화가정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 면장은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이 갓난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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