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탈모에 대한 공포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이 겪고 있는 문제다. 기상 후 잠자리에 한가득 빠져 있는 머리카락을 보면 단순 불안을 넘어 공포마저 엄습한다.
탈모에는 안드로겐 탈모증(androgenetic alopecia, AGA) 및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 TE)가 있는데 유전적, 호르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현재까지도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표적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minoxidil)과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는 일정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다르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일부 사용자는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탈모는 심리적·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KAIST 연구진이 탈모의 공포를 이겨낼 새 희망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KAIST 연구진은 천연 폴리페놀(polyphenol)의 일종인 탄닌산에 대한 연구를 통해 탄닌산이 단순한 코팅제가 아닌 탈모를 완화시키는 ‘접착 중재자(adhesion mediator)’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 KAIST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은 탄닌산 기반 코팅 기술을 활용해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을 서서히 방출하는 새로운 탈모 예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해신 교수 연구팀은 탄닌산이 모발의 주요 단백질인 케라틴과 강하게 결합해 모발 표면에 지속적으로 부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를 활용해 특정 기능성 성분을 제어된 방식으로 방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살리실산(salicylic acid, SCA), 니아신아마이드(niacinamide, N), 덱스판테놀(dexpanthenol, DAL) 등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한 조합을 개발, 이를 ‘스캔달(SCANDAL)’이라 명명했다. 연구를 통해 탄닌산과 결합된 스캔달 복합체는 수분과 접촉하면 점진적으로 방출되며, 모발 표면을 따라 모낭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나의원 연구팀은 탄닌산/스캔달 복합체가 포함된 샴푸를 12명의 탈모 환자에게 7일간 적용한 결과, 임상자 모두에게 유의미한 탈모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평균적으로 56.2%의 모발 탈락 감소 효과가 나타난 것. 최대 90.2%까지 탈모가 감소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탄닌산이 모발 표면에서 스캔달 성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서서히 방출되면서 모낭까지 전달되는 방식이 탈모 완화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해신 교수는 “천연 폴리페놀(polyphenol)의 일종인 탄닌산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며,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생체 접착제(bioadhesive)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연구에서도 피부 및 단백질 코팅 소재로 활용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연구는 모발과의 결합 및 탈모 완화 성분 전달을 위한 최초 사례로 교원창업기업 폴리페놀팩토리를 통해 제품화한 ‘그래비티(Grabity)’ 샴푸에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끊어지는 얇은 헤어의 강도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샴푸, 곱슬머리를 펴 주는 제품 등 더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른 제품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KAIST 화학과 김은우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이해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 인터페이스Advanced Materials Interfaces’ 1월 6일 온라인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 ⓒ 데일리 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