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장성규가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가로세로연구소 통화 녹음 장성규-오요안나 사이 어긋난 정보”
장성규는 5일 자신의 SNS에 “처음 내 이름이 언급됐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이지만 고인과 유족의 슬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침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침묵이 곧 사실상 인정이라는 식으로 해석됐고, 결국 가족까지 언급되는 악플이 달려 어쩔 수 없이 한정된 팔로워만 댓글을 달 수 있게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아직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내 억울함을 먼저 호소하는 건 옳지 않다.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가족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달라”며 고개를 숙였다.장성규는 “늦었지만 고인의 억울함이 해소돼 그곳에서 평안하기를 바란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최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채널에서 공개된 통화 녹음 내용으로, 장성규가 특정 기상캐스터의 말을 듣고 오요안나를 오해하게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성규 측은 이러한 보도가 확산되자, 가족까지 공격받는 상황에 이르러 더 이상 무응답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달 31일, MBC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그 녹음에 따르면, 오요안나의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오빠, 얘(오요안나) 거짓말하는 애다”라는 식으로 장성규에게 전달했고, 장성규가 다시 오요안나에게 비슷한 말을 전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화 때문에 오요안나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주요 주장.
장성규는 이에 대해 “최초 보도된 사실과 다르지만, 고인의 죽음에 비하면 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판단해 침묵했다. 하지만 이제 가족까지 건드리는 악플이 달리니, 이를 막기 위해 SNS 댓글 제한 조치를 했다”며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냐는 비난도 들었지만, 진실 규명 전까진 기다리는 게 맞다”는 입장을 전했다.
MBC, 진상조사위 꾸려… “유족 소송 중, 장성규도 협조 의사”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사망했으며,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정황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고인의 휴대전화에는 유서 형태로,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을 호소한 내용이 남아 있었다고 전해진다. 유족은 이 중 1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낸 상태이며, 가해자로 거론되는 인물의 실명이 특정됐다.
MBC는 지난 31일 “사고 발생 약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겠다. 외부 변호사와 함께 빠른 시일 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장성규도 “필요하다면 협조할 마음이 있다. 진실이 밝혀져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방송인과 동료 기상캐스터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겪었던 문제점을 지적하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목소리를 회사가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현재 경찰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해, 국민신문고 접수 건을 토대로 예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장성규 역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지켜보겠다.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길을 택하겠다”고 다시 한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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