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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씨드릴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최근 시추 작업을 마치고 현장 철수 준비에 나섰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지역에 최대 35억~140억배럴의 탐사자원량을 가진 7개 유망 구조를 확인했다며 이곳 탐사시추 사업을 개시했다. 유망구조의 이름을 딴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작년 말 정치 혼란 속 더불어민주당이 총 1000억원의 첫 탐사시추비 중 약 500억원의 정부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사업 차질 우려가 커졌지만 석유공사 독자 예산으로 추진키로 했고, 웨스트 카펠라호는 지난해 12월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약 40㎞ 떨어진 곳에서 바다 밑 1㎞ 이상을 파내려가는 첫 탐사시추에 나섰다.
석유공사는 앞으로 시료 분석 작업에 착수한다. 그 결과는 이르면 5~6월, 늦어도 9월 이내에 나올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직접 파보지 않은 가운데 물리 탐사 분석 결과만으로 상업성 있는 유전·가스전 개발 가능성을 검토했다면, 앞으론 실제 채취한 암석·가스 등 시료 성분을 분석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높여나가게 된다.
석유공사는 이번 시추 과정에서 세계 1위 시추기업인 미국 슬럼버거를 참여시켜 시료의 성분을 기록·분석하는 이수 검층(mud logging) 작업을 병행했고, 이를 통해 충분한 시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1차 탐사시추 결과는 향후 이 프로젝트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최소 다섯 차례의 탐사시추를 해야 이곳 유전·가스전 개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을 본격화했던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국정 동력을 상실했기에, 현 시점에서 정부 재원 투입과 해외 투자를 전제한 2~5차 탐사시추 추진을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동해 울릉 분지에 유망 구조 가능성이 추가로 확인됐다는 점 때문에 이번 첫 탐사시추 결과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미국 심해 기술평가 기업 액트지오는 이곳에 14개의 유망구조가 더 있다는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 보고서를 지난해 12월 석유공사에 제출했다. 석유공사는 이곳에 ‘마귀상어’란 이름을 붙이고 전문가 자문 등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현 대왕고래 프로젝트도 7개 유망 구조를 확인했다는 액트지오의 분석 보고서에서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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