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태윤 기자] 국내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회와 업계가 'K-방산 원팀(One Team)'을 위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4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는 서일준 ·유용원 의원 주최로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서일준 의원, 유용원 의원,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오지연 방위사업청 함정총괄계약팀장, 최상덕 방사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 총괄계약팀장,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 등 내외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호중 한화오션 상무와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에 대해 각각 '공동대로 해야'와 '관행대로 해야'로 의견을 달리하며 눈길을 끌었다.
앞서 최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 올해 1월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현장 실사를 실시했으며, 이는 KDDX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여겨졌다. 이에 두 업체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서일준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호주 함정 수주 경쟁에서 원팀 구성이 부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K-방산이 정부와 기업이 하나로 뭉쳐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조선업계와 함께 원팀을 이루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등 해외 시장에서 방산 수주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K-방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방산청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토론에는 오지연 방사청 팀장, 최상덕 방사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 팀장, 김호중 한화오션 상무,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가 나섰다.
오 팀장은 "방위사업청은 단기적으로 수출 상대국과의 군사·외교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출 지원체계 다변화, 대규모 산업협력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업계, 관련 기관이 하나의 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경쟁국인 프랑스·독일 등 경쟁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지만 한국은 국내 경쟁이 해외 경쟁으로 확산해 불리한 입지"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업체 간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동협력'을 주장했다.
반면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함정 건조비는 계속 오르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적자 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연구개발 투자가 어려웠다"며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해 기본설계하는 업체가 일관성있게 선도함을 건조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의 의제 중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K-방산의 준비성도 지적됐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선진국은 고기능·고사양의 함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K-함정이 이에 부합하는 성능과 제원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원팀 체계가 경쟁력을 분산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협력해 생산량을 정해주지 않으면 수출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진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는 미국 내에서 제작되어야 한다는 법이 가장 큰 문제"라며 "대양에서 활동하는 배는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도 상관없어 연안선을 제작할 수 있겠지만, 연안선은 미국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과연 한국에게 그만큼의 이익을 보장해 줄 것인지 의문"이라며 "특히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출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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