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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은 이달 28일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 운영을 중단한다.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는 중증외상을 치료하는 의사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기관으로 국내에 고대구로병원 단 한 곳만 설치돼 있다. 2014년 3월 보건복지부가 서울지역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 수련병원으로 지정한 이후 11년간 20여 명의 외상전문의가 배출됐다.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문을 닫게 된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지원해왔던 연간 9억 원의 예산이 올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 정부안을 편성할 당시 기획재정부가 교육예산은 의료인력정책과로 통합하라고 지시하면서 교육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면서 “이후 국회에서 증액 요청을 했어야 했는데 증액안이 전부 백지화되면서 최종적으로 예산 편성이 좌절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중증외상 전문의 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 일선 병원에서 활동 중인 중증외상 전문의 중 수련센터 졸업생이 약 70%다. 중증외상은 빠르고 신속한 처치와 경험이 필요하며 이러한 수련을 집중적으로 받아야 한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을 퇴치하는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당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대표적인 중증외상 전문의다.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위해서는 수련센터가 다시 문을 열어야 하지만 당장 운영 재개는 어렵다는 것이 복지부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추경을 통해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추경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돈이 나올 곳이 없다”면서 “운영비만 있다면 운영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 관계자 또한 “복지부에 몇 번이나 찾아가 해결책을 달라고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운영비만 들어오면 바로 운영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어 “수련센터만 운영을 안 할 뿐 중중외상 환자는 평소와 똑같이 진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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