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검사 결과에 ‘내부통제 미흡’을 지적받은 우리금융은 전날부터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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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의 정기 검사 결과 발표 내용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실질적인 내부통제와 조직문화 개선, 윤리경영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영 쇄신 작업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우리금융은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도를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다. 친인척 정보를 등록해 임직원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근절하려는 조처다.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는 윤리경영실을 출범시키고 검사 출신 실장을 영입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금융사고를 낸 동료는 동료가 아니다”며 “내부자신고 제도를 강화하고 2주 연속 휴가제 등으로 임직원 일탈을 방지하겠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 모든 임원이 매월 초 영업점에 방문해 금고 관리 중요성을 전파하고 지점장이 직접 금고 관리상태를 점검하는 등 현장에서의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NH농협은행은 ‘금융사고 제로(0)’를 선언하고 내부통제 제도를 전면 재정비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통한 시스템 강화(레그테크)로 금융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전산통제 취약점을 확인·개선하는 전담팀(TF)을 가동해 여신 취약업무를 정비한다. 디지털 방식의 CCTV 모니터링 제도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CCTV와 사람의 눈으로 임직원 일탈행위를 이중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 본부에 감사 역량을 집중해 지점감사모니터링반을 신설하고 여신과 같은 고위험 지점 감사 항목은 본부가 직접 수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모든 여신 단계를 해체·분석해 73개 과제를 해결키로 했다. 또 본부장에게 금융사고 방지 책임을 물어 관할에서 공시대상 금융사고가 2회 이상 발생하면 직권정지·대기발령 조치를 하고 준법감시인력을 현재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린다. 업권 최초로 금융사고위험지도를 만들어 사고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책무구조도를 디지털화한 ‘NH책무통제시스템’도 구축한다.
KB국민은행 또한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여신심사와 상시감사 등 내부통제 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디지털 기반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며 온정적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고객 신뢰회복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감원 발표를 개과천선의 계기로 삼겠다면서도 일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회사의 M&A 의사결정, 해외 자회사 자본금 지원 등 내부 의사결정 절차까지 금감원에서 ‘문제’라고 규정하면 경영권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긴급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내규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신속한 경영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며 “각사가 금감원으로부터 광범위하게 지적을 받았는데 실제로 법규와 내규를 어겼는지는 차후 따져볼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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