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쏠림’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무전공학과와 이공계는 비교적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발 이공계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확대한 무전공 역시 수험생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며 과학계·융합 인재 양성 경쟁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의대 정시 지원자 수 6년 새 최고치…자연계·과학기술원은 지원자 수 하락 = 202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의대 지원자 수는 6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1만 519명의 지원자가 몰린 가운데 수시모집에서도 7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의대에 지원해 지난해 지원자 수인 5만 7192명을 훌쩍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최상위권이 대부분 의대에 몰리면서 의대를 제외한 자연계에는 지원자 수가 줄어드는 연쇄 작용이 일어났다. SKY 자연계의 정시 지원자 수는 지난해 대비 821명(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자연계 지원자 수가 지난해 대비 585명(18.7%) 줄었으며, 연세대는 작년 대비 265명(9.3%) 감소했다.
전국 과학기술원의 지원자 수 역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KAIST를 비롯한 4개 과기원의 2025학년도 정시 지원자 수는 4844명으로, 지난해 대비 1899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너지공과대는 2022학년도 개교 이래 가장 적은 지원자 수인 281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202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메디컬 부문(의대·치대·한의대·약대) 지원 건수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한 2만 2546건으로 집계되는 등 최상위권 의대 쏠림 현상이 현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 최상위권 전부 의대 쏠렸나…SKY 무전공 인기 ‘시들’ = 정부가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전면 확대에 나선 전공 자율선택제 역시 수험생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SKY대학의 정시 무전공 선발 선호도는 일반학과보다 낮았다. 서울대의 정시 평균 경쟁률은 3.9대 1인 반면 전공 자율선택제 유형1은 정시 경쟁률 3.7대 1로 집계됐다. 유형2 역시 인문계 전형 경쟁률의 경우 2.4대 1로 나타나 인문계 평균 경쟁률인 3.2대 1보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유형2 자연계의 선발 경쟁률 역시 3.0대 1로 서울대의 자연계 평균 경쟁률인 4.0대 1보다 낮았다.
연세대 또한 서울대와 동일하게 무전공 선발 전형의 경쟁률이 일반학과 경쟁률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의 유형2 인문계열 선발 경쟁률은 3.4대 1인 반면 인문계 평균 경쟁률은 3.6대 1로 집계됐다. 유형2 자연계열의 경우 3.7대 1의 선발 경쟁률을 보였지만, 자연계 평균 경쟁률은 4.6대 1로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려대 역시 유형1 가군의 경쟁률은 2.9대 1을 기록한 반면 고려대 전체 평균 경쟁률은 4.9대 1로 나타나 비교적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에 유형1 다군의 경우 5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고려대는 202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다군을 신설하면서 경쟁률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이과 계열 내에서 선발하는 유형2의 자연계열 경쟁률도 3.3대 1로, 고려대 자연계의 평균 경쟁률인 4.1대 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선발의 경우 특정 학과에 중복 합격하면 구체적인 학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의대 모집 정원 확대 등의 이유로 자연계 학생들의 중복합격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등록 포기, 추가합격이 늘어날 수 있는 학교도 상당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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