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37)이 승부처 활약에 경기 중 소통으로 선수단의 집중력까지 끌어 올리면서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프로 커리어 1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선형은 올 시즌에도 나이를 잊은 듯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규리그 32경기에서 평균 30분32초를 소화하면서 13.7득점 4.8도움 3.1리바운드를 쌓았다. ‘베테랑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 맞대결에서도 김선형은 빛났다. 특유의 속도를 앞세워 팀 속공을 진두지휘했고, 유려한 드리블에 이은 재기 넘치는 패스로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 15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선형의 활약을 앞세운 SK는 LG를 78-70으로 꺾고 선두를 굳건히 했다. 2위(21승 13패)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6.5경기 차, 이날 패배로 3위(21승 14패)가 된 LG와 7경기 차로 벌렸다. 아울러 LG전 4연승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4쿼터 내내 치열한 양상으로 이어졌다. 경기 분위기도 점점 과열됐다. 특히 4쿼터에는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면서 비디오 판독을 진행하느라 경기가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을 정도로 분위기는 격해졌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SK는 김선형의 리더십으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김선형은 비디오 판독이 진행될 때면 선수들을 불러 모아 코트 위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판정에 계속해서 불만을 가지기보다는 경기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후 만난 김선형은 당시 상황에 대해 “심판은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찰나의 순간을 잡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억울한 판정들이 나오곤 하는 것 같다”며 “그 상황에서는 빨리 판단해서 동요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경기에 빨리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을 모아서 ‘억울한 건 억울한 거고, 거기에 동요하지 말고 플레이에 집중하자’고 얘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가 어수선했는데 베테랑들의 역할이 주요했다.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좋았다”며 “SK는 1위를 하고 있지만, 강팀다운 모습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선수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LG전에서 어떤 팀을 상대해도 이길 수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반면 LG는 김선형과 같은 베테랑 역할의 부재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집중력 문제가 나왔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코트 위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젊은 선수들의 집중력 부분은 미팅을 통해서 개선해야 한다. 더 큰 경기를 위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본다.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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