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두 회사 모두 군함 설계 및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KDDX 방산업체로 지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관련 사업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재 한화오션)이 KDDX의 개념설계를 수주한 후,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 사업에서는 두 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된 법적 분쟁까지 이어졌다.
2019년,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자료를 몰래 촬영해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는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 한화오션은 이 사건이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상세설계 입찰 자격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법원과 방위사업청의 판단이 이미 이뤄진 사안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KDDX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향후 글로벌 이지스함 수주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 사업은 6000톤급 6척을 건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한국은 2028년까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2척을 추가로 건조할 예정이다. 이지스함 제작은 매우 어려운 기술적 도전으로, 한국은 이미 3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방산업계에서는 KDDX 사업 착수가 이미 1년 이상 지연되고 있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초도함 사업이 마무리돼야 이후 5척의 추가 사업 입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공동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양사가 협력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12월 한화오션, 올해 1월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현장 실사를 실시했으며, 이는 KDDX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여겨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KDDX 프로젝트가 약 8조원 규모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형 이지스함을 자체 기술로 제작할 경우 해외에서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은 단순한 사업 수주를 넘어, 한국의 방산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가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정부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