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해법…새마을금고 지역금융서 해답 찾아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등에 따른 지역소멸이 국가 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역 금융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챗GPT

정혁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오는 6일 ‘2025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의 제1전체회의에서 ‘지역금융을 통한 세대연결과 지역경제연결: 지역소멸대응과 미래성장모색의 길’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지역소멸 대응책으로 새마을금고의 지역 금융 네트워크를 이용한 지역경제 연결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인구구조 전환의 쟁점으로 △인구 절대 규모 감소(저출산) △인구 연령구조 불균형 심화(저출산·고령화) △인구이동과 인구구조 전환 효과의 지역 간 비대칭성(지역소멸)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소멸의 경우 단순히 지방에서 인구가 사라지는 문제가 아닌 인구구조 전환과 지속가능 발전 쇠퇴현상이 연결돼 나타나는 총체적 현상으로, 한국의 미래 성장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봤다.

정 교수는 “지역소멸은 지방은 사라지고 수도권만 남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순차적으로 소멸하는 현상”이라면서 “지방정부 출산 및 인구이주 보조정책이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지역경제권 범위 확장과 지역금융 활성화를 꼽았다. 정 교수는 “‘경제활동이 연결된’ 시군구 지역을 묶어 활성화 정책을 시행할 지역경제 단위를 확장해야 한다”면서 “대도시 권역(MSA, Metropolitan Statistical Area) 구획으로 재정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정혁 서울대 교수

지역금융 활성화를 위한 접근으로는 ‘새마을금고’ 사례를 들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상업은행의 70%가 수도권에 분포된 반면 새마을금고는 지역 기반의 자주적인 금융협동조합으로, 70%가 비수도권에 자리잡고 있다. 시군구 지역단위별 새마을금고 역외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역외 대출 비중 평균은 2010년 40.4%에서 2023년 61.3%로 올라섰다.

정 교수는 “경제활동권역과 새마을금고 대출권역이 대체로 일치한다”면서 “새마을금고의 역외 대출 증대 추세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써 지역경제권을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의 경우 부산, 울산, 양산, 김해, 창원이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형성된 가운데, 대출은 5개의 권역으로 분리돼 지역 경제를 연결하고 있다. 울산, 창원, 김해는 각각 독립된 대출 권역을 이루고 있으며, 부산은 2개의 대출 권역으로 나뉜다. 또한 거제, 통영, 고성은 독립된 경제 권역이지만, 대출 연계는 창원과 밀양과 강하게 연결됐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또 고령 세대가 새마을금고에 예금을 통해 예치한 잉여 자금이 대출 등을 통해 청년층에 기회를 제공하는 ‘세대 간 금융중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지역 금융은 고령화로 증가하는 고령 인구 저축을 청년 창업과 기업활동으로 연결하고, 인구 이동으로 인한 세대 간 공간적 분리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성도 갖췄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