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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보안 구역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섰다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간판을 내린 채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중남미를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USAID의 처장 대행을 겸임하면서 실무담당자에게 당분간 USAID의 일상적 운용을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USAID에 대해 “전적으로 비협조적이며 국익에서 자유롭다는 식의 태도”라면서 “많은 경우 USAID는 우리가 우리의 국가 전략에 따라 하는 일에 반(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USAID는 독립적 비정부기구(NGO)가 아니다. 미국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USAID의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며 USAID는 국무부로부터 지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NBC뉴스는 USAID가 국무부 산하 조직이 될 경우, 그 역할과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USAID는 이란 등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지 않은 국가에도 자원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USAID는 2023회계연도에 400억 달러(약 58조 6000억원)가 넘는 예산을 책정해 약 130개국을 지원했다. 상위 10대 수혜국은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요르단, 콩고, 소말링, 예멘 아랍 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남수단, 시리아 등이다.
이미 USAID에 있는 수천명의 직원들은 해고되고 USAID의 각종 프로그램은 중단된 상태이다. USAID 홈페이지도 예고나 설명 없이 1일에 갑자기 폐쇄됐다.
AP통신은 정부효율부수장(DOGE)인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도 USAID 폐쇄에 동의했다고 밝힌 이후, 경찰이 의원들조차 USAID 본부 진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USAID 관료들이 DOGE의 시스템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으려다 정직 처분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공유하며 “USAID는 범죄 조직. 이제 죽어야 할 때”라고 썼다. 머스크는 또 X에서 진행된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 등과의 라이브 대담에서 USAID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폐쇄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USAID에 대해 “일부 급진적인 미치광이들이 운영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USAID의 폐쇄나 가능 축소는 대통령이 행정명령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상원의원은 “USAID 해체는 불법이며 우리는 덜 안전하게 만든다. USAID는 연방법에 의해 만들어졌고 의회에서 자금을 지원한다”며 “트럼프와 머스크는 펜 한 번으로 USAID를 그냥 없애버릴 수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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