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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공사·가스공사 등과 함께 미국산 원유·천연가스 화석연료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스공사 등에서는 이미 작년 초부터 연말 종료될 예정인 기존 천연가스 장기계약 일부를 미국산으로 돌리는 방안을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공약인 ‘화석 경제 부활’에 맞춘 대미무역 수지 관리 차원에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를 물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관세부과를 본격화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의 8대 무역 적자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557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같은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 성과가 자칫 미국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은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에도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치에 나선 바 있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는 2016년만 해도 3만톤에 불과했으나,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오면서 2017년 196만톤(도입비중 5%), 2018년 466만톤(11%), 2019년 523만톤(13%), 2020년 576만톤(14%)으로 급상승했다. 이후 2021년 848만톤(18%)으로 정점을 찍고, 2022년 576만톤(12%), 2023년 511만톤(12%)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가스공사는 지난해 계약종료된 898만t 중 일부를 미국산 LNG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해당 물량을 전부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도입금액은 약 46억4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얻은 흑자규모의 약 8.5%를 상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 역시 2016년 약 30만t으로, 전체의 0.2%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2151만t으로 전체 수입량의 15.7%를 차지했다.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4789만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로, 미국산 수입 물량은 역대 최대다.
정부에서는 이처럼 미국산 화석연료 수입 비중이 이미 많이 늘어난데다, 수송료가 많이 들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물량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유사들에서도 중동보다 미국이 수송 비용도 더 많이 들고, 국내 공정이 대부분 중동산 중질유에 맞춰져 있는 만큼 수입 확대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대미 무역수지 관리 방안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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