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찢기거나 불에 타는 등 손상으로 인해 폐기된 지폐를 일렬로 나열하면 서울 부산을 67회 왕복할 수 있을 만큼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작년 한 해 동안 총 4억 7489만장의 손상화폐(3조 3761억원)를 폐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897만장(-1.9%) 감소한 수치다.
폐기된 은행권은 3억 7336만장(3조 3643억원)으로, 특히 만원권(1억 9704만장, 52.8%)과 천원권(1억 3380만장, 35.8%)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주화 폐기량은 1억 153만장(118억원)으로 전년(5653만장, 79억원) 대비 4500만장 증가(+79.6%)했다. 이는 10원화와 100원화의 손상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폐기된 화폐를 일렬로 늘어놓을 경우 총 길이는 5만5906km로,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67회 왕복할 수 있고, 높이로 환산하면 20만3701m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8849m)의 23배, 서울 롯데월드타워(555m)의 367배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손상화폐의 교환 사례도 소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신모 씨는 공장 화재로 불에 탄 8140만원 상당의 은행권을 교환받았고, 경남의 김모 씨는 습기로 손상된 106만 7000원을 교환했다. 한편, 포항의 박모 씨는 자택에서 보관 중이던 화폐를 실수로 찢어 4만 1000원을 교환받았다.
특히, 전남의 박모 씨는 사찰 내 소원 연못에서 수거한 손상주화 376만 3천 원을 교환한 사례가 주목을 끌었다.
화재 등으로 훼손된 은행권의 경우, 남아 있는 면적이 원래 크기의 3/4 이상이면 액면가 전액이 지급되며, 2/5 이상~3/4 미만이면 절반 금액으로 교환된다. 그러나 2/5 미만으로 남은 경우에는 무효 처리된다.
손상된 주화는 액면금액으로 교환되지만,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교환이 불가능하다.
한국은행은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돈 깨끗이 쓰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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