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가 좌초될 변수들이 있었지만 최근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당국의 심사는 인수 과정 중 마지막 관문이다. KCGI를 도와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OK금융그룹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있었지만 이는 지난해 해소됐다.
남은 심사에서 중요한 건 KCGI의 자금 조달 능력과 경영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가 최종 승인을 결정하면 KCGI는 우여곡절 속 한양증권의 새로운 대주주가 된다.
대주주 변경 신청 지체된 KCGI, 배경엔 파킹딜
KCGI는 최근 금융위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양학원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한양증권에 대한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KCGI가 선정됐다고 공시된 시기는 지난해 8월 2일이었다. SPA가 체결된 시기는 이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였다.
KCGI가 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한 시기는 지체됐던 셈이다. 그동안 KCGI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는 파킹딜 의혹 등이 제기됐다.
파킹딜 의혹은 우선협상대상자가 KCGI로 선정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는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KCGI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게 아니냐는 내용이다.
의구심을 산 정황들은 있었다. 이례적으로 빠르게 매각 입찰이 진행된 점,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에 대한 지분을 매각한 후에도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남겼다는 점 등이다.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설정한 펀드에 약 1000억원을 출자한 OK금융도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늦춘 요인이었다. 앞서 출자자로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었던 OK금융은 대부업 소유로 심사에 불리할 거란 우려를 받았다.
이에 OK금융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을 청산하면서 대부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이들 기업은 공정거래법상 OK금융의 공시 대상 계열사로 분류되며 최대주주는 OK금융 최윤 회장의 친동생 최호 씨다.
또한 대부업체로 시작했던 OK금융이 우선매수권을 통해 한양증권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불리한 요소로 거론됐지만 이는 심사를 앞두고 해소됐다.
앞서 OK금융은 KCGI가 추진하는 한양증권 인수에 1000억원을 출자한 행보를 두고 한양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최근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는데 합의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자금 및 경영계획, 심사 관건
금융위가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 기간은 60일로 규정된다. KCGI가 자료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 심사 기간은 60일보다 길어지게 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오는 3월 심사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KCGI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만큼 금융위가 자금과 경영 계획을 중요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고 있다. KCGI는 지난해 양수도계약 대금 미지급으로 반도체 장비업체인 넥스틴 인수에 실패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KCGI가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지를 심사하기 위해 파킹딜 의혹도 여전히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OK금융과 관련된 우려는 사실상 모두 해소됐다는 점에서 업계는 심사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심사와 별개로 KCGI가 지난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보여준 추진력은 높이 평가될 만하다. 당시 KCGI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후 곧바로 KCGI자산운용을 출범시켰다.
한편 한양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대주주 변경을 대비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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