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직구 빠른 투수가 아니라 직구 빨라도 변화구가 제구 되는 투수로 남고 싶다."
실망스럽다면 실망스러운 데뷔 시즌이었다. 지난 2023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슈퍼루키' 김서현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보이며 1군 경기에서 20경기 22⅓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7.25를 기록했다. 언제나 신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과정에서의 '세금'은 필요한 법이지만, 워낙 기대가 높았던 탓에 아쉬움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래도 완성형 괴물의 등장을 보는 것과 어린 선수의 성장 그래프를 따라가는 것은 또 다른 쾌감을 안긴다. 김서현은 이듬해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37경기 38⅓이닝에서 평균자책점 3.76, 1승2패 10홀드를 기록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작성했다. 기복은 다소 있었지만 김서현이라는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여기에 태극마크까지 달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김서현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한화 선수로는 유일하게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조별리그에서 대표팀 내 가장 많은 경기인 4경기에 등판해 4경기 모두 자책점 없이 대회를 끝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김서현을 주목했다. 한 일본 매체는 대회 전 "안경을 쓴 '괴물 팔' 투수가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에 선발됐다. 사무라이 재팬 앞에 젊은 괴물이 서 있을지도 모른다"며 "쓰리쿼터 폼에서 나오는 김서현의 패스트볼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고 김서현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회 당시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 중인 한화 선수단도 김서현의 피칭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볼넷도 주고 했지만 주자 있을 때도 나가고, 막아내기도 하고, 지켜보는데 마음이 좀 놓이는 투수가 된 것 같았다. 잘하더라"면서 "슬라이더 각도 더 생겼고, 거기서 더 좋아진 거 같다"고 얘기했다.
김경문 감독은 "서현이가 나가서 이기고 있는 경기를 그르치지만 않으면 된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라고 웃으면서 "(국가대표팀에서의) 그 경험이 사실 굉장히 큰 경험이다. 우리나라에 볼 빠른 선수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렇게 한 번, 두 번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된다고 생각하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2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만난 김서현은 "그래도 작년보다는 좀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 작년 후반 필승조라는 자리에 가긴 했지만 이번에 좀 더 잘해서 완벽히 필승조라는 자리에 안착하고, 중요할 때 나가서 항상 막아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속에 대해서는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서현은 PTS 기준 최고 157km/h를 찍었다. 소숫점의 차이일 뿐 리그 1위 문동주와 큰 차이가 없다. 김서현은 "구속에 연연하고 싶진 않다. 구속 빠르다고 변화구 못 던지는 투수인 건 아니니까. 그래도 변화구를 쓰면서 재미를 많이 봤다. 이번 시즌에도 직구 빠른 투수가 아니라 직구 빨라도 변화구가 제구 되는 투수로 남고 싶다"고 얘기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서현은 등번호를 54에서 44로 바꿨다. 44번은 최근 한화에 불펜포수로 들어온 김서현의 친형 김지현의 번호였다고. 김서현은 "54번도 친구의 번호였고, 44번도 친형의 번호이기 때문에 항상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마음가짐을 잡고 야구를 다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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