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그룹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고려아연의 해외 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채무보증 및 영풍 주식 매입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MBK·영풍 측은 SMC의 채무보증 이력을 문제 삼으며 고려아연이 영풍 지분 매입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SMC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짜깁기식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SMC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영풍 측이 2022년 승인된 채무보증을 적대적 M&A 사태와 연관 지으며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SMC는 “영풍 주식 취득에 고려아연의 자금은 일절 사용되지 않았으며, SMC의 자체 운용 자금으로 합법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MBK·영풍 측은 “SMC의 차입한도에 대한 고려아연의 보증이 존재하는 만큼, 고려아연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맞서며 법적 논쟁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특히 지급보증과 채무보증의 개념을 둘러싼 해석 차이도 공방의 핵심 쟁점이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SMC의 차입을 보증한 것은 사실상 지급보증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SMC는 “대법원 판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의를 봐도 지급보증과 채무보증은 명확히 다르며, MBK·영풍 측이 이를 의도적으로 혼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MC는 또한 MBK·영풍 측이 투자 방식에 대한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MC 측은 “MBK·영풍은 수조 원의 차입금을 빌려 영풍 지분을 확보하려 하면서, 정작 SMC에는 100% 자기자본 투자만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계열사인 SMC가 영풍 주식을 매입한 것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우회 투자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SMC는 영풍 지분 매입이 독립적 판단에 따른 투자 결정이며, 영풍과 같은 제련소를 운영하는 회사로서 사업적·재무적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MC는 영풍 주식을 최 씨 일가로부터 종가 대비 30%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으며, 영풍의 저평가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한, 연간 약 19억 원의 배당수익도 기대되는 만큼 합리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MBK·영풍 측은 SMC의 주식 매입이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SMC는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과거 채무보증 이력을 짜깁기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MBK·영풍 측의 조급함을 드러내는 행태”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고려아연과 MBK·영풍 간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는 가운데, 양측의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경기 침체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측이 끝없는 경영권 다툼에만 몰두하는 것이 기업과 주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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