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직장 폐업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원치 않게 일자리를 떠난 실업자가 4년 만에 증가했다. 지속적인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부진 여파가 컸다.
2일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에 따르면 지난해 비자발적 퇴직자는 137만 295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26만 6191명) 대비 8.4% 늘어난 수준이다.
비자발적 실직자란 직장 휴업이나 폐업, 조기 퇴직이나 정리해고, 일거리가 없거나 사업 부진 등 노동시장적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을 말한다. 개인적 이유나 가사, 육아, 정년퇴직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체 퇴직자에서 비자발적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2.9%에 달했다. 퇴직자 10명 중 4명꼴로 원치 않게 직장을 잃은 것이다.
비자발적 퇴직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180만 6967명으로 2019년(132만 9927명)보다 35.9% 급증한 이후 △2021년(169만 3825명) △2022년(129만 8454명) △2023년(126만 6191명)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고용 안정성이 점차 회복되다, 경제성장 부진 및 내수침체로 비자발적 실업이 4년 만에 다시 증가한 셈이다.
고용의 질과 안정성을 보여주는 여타 지표도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시간 취업자가 줄고 단시간·초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나는 형태로 고용형태가 변화한 것.
주 36시간 미만 일한 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881만명으로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단시간 근로자가 전체 취업자(2857만 6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8%로 전년(23.9%) 대비 급증했다. 특히 일주일 17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250만명으로 1년 전(226만 8000명)보다 10.2%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반면 장시간 근로자(주 53시간 이상)는 274만 1000명으로 전년 대비 10.7%(32만 7000명) 줄었다.
이같은 근로형태 변화는 플랫폼시장 확대에 따른 배달라이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늘어난 영향이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기업이 신입 공채를 줄이고 경력 수시채용을 늘리는 추세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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