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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그간 예고해온 대로 2월 1일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의약품, 철강, 알루미늄, 구리, 석유 및 가스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밝힌 관세는 2월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중국에 10% 추가 관세와 별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몇시간 후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중국에는 10% 추과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다만 캐나다 석유에 대해선 10%의 관세만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0월 캐나다는 하루에 4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미국으로 수출했고, 이는 미국 전체 수입량의 60%가 넘는 양이다. 캐나다 석유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가가 급등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우려가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는 “미국에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아울러 “맞고만 잊지 않겠다”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같은 규모의 대응 관세 부과를 천명한 바 있다.
멕시코는 우선 그동안 트럼프 정부가 제 발등 찍기로 끝날 수 있는 어리석은 조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이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와중에 멕시코 내에 생산시설을 갖춘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회사를 위시한 미국 기업들에 되레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은 강국이지만 멕시코가 경제적 약세 국면도 아니다”라며 물고 물리는 관세 부과 고리가 멕시코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트럼프로부터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는 취지의 굴욕적 언급까지 들었던 캐나다 정부 역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보복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주 ‘트럼프 관세’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보복 관세를 시사한 데 이어 이날도 “우리가 원한 건 아니었지만 그(트럼프)가 앞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앞으로 며칠, 몇 주 안에 우리나라는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향후 정부 결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국경을 맞댄 이웃을 적으로 돌리며 먼저 방아쇠를 당긴 트럼프 정부의 ‘도발’에 멕시코와 캐나다가 양보 없는 전면전 태세를 갖추면서 결국 승자 없이 ‘모두가 손해를 보는’ 치킨 게임 같은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2월1일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행되더라도 얼마나 지속될지는 현재로서는 단정할 수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정도 목표를 이뤘다고 판단할 경우 조기에 이를 종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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