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형주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스타 마이클 조던(61·Michael Jordan)의 이니셜인 MJ는 농구계 상징적인 용어가 됐다. 같은 이니셜을 쓰는 여자농구 신인 이민지(18·Lee Min Ji)의 활약이 리그에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WON은 31일 오후 7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73-61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4연승을 질주하며 16승 7패를 기록해 BNK 썸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9패(15승) 째를 당하며 공동 1위 두 팀과 두 게임 차 3위가 됐다.
이날 경기는 여자농구 판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경기였다. 경기 전 1위 BNK 썸을 각각 반 경기, 한 경기 반 차로 추격 중인 2위 우리은행과 3위 삼성생명 간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1쿼터는 예상대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우리은행은 21-25로 삼성생명에 4점 뒤진 채로 1쿼터를 마쳤다. 큰 점수 차는 아니었지만 삼성생명의 득점 분포가 고른 반면,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원맨쇼로 쫓아가는 흐름이라 불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불안은 2쿼터부터 폭발한 이민지의 활약으로 정리됐다.
이민지는 2쿼터 시작 15초 만에 왼쪽 코너에서 외곽슛을 만들었다. 흐름을 탄 우리은행은 역전을 하고 심성영의 연속 외곽슛으로 점수 차를 벌렸지만 3쿼터 중반 위기를 맞았다.
우리은행은 삼성생명 김아름에게 연속 3점슛을 내줬다. 점수 차는 53-45 한 자리 수로 좁혀졌다. 하지만 3쿼터 종료를 4분 41초 남기고 이민지가 한엄지의 스크린을 이용해 크로스오버 드리블 후 외곽슛으로 상대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3쿼터 종료를 1분 26초 남기고는 다시 크로스오버 후 미들레인지 점프슛을 집어넣었다.
이민지 활약의 하이라이트는 3쿼터 9분 44초. 즉 3쿼터 종료를 16초 남기고 나왔다. 탑에서 공을 잡은 이민지를 위해 우리은행 선수들은 좌우로 벌려서는 올아웃 포진에 들어갔다. 김아름을 상대로 아이솔레이션을 들어간 이민지는 화려한 크로스오버로 김아름을 흔들었다. 이민지는 크로스오버를 통해 만든 공간으로 드리블을 전개했다. 한 바퀴를 도는 스핀무브 후 레이업. 득점 인정과 함께 추가 자유투를 만든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여자농구 역대 최고의 감독인 위성우 감독은 긍정적인 감정 표현이 드문데, 그런 위성우 감독조차 “우와”라는 입모양을 보일 정도였다. 현역 시절 WKBL 레전드였던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도 그 장면을 보고 박수를 쳤다. 이민지는 추가 자유투도 넣으며 코칭스태프들의 감탄에 보답했다.
이민지의 활약은 계속됐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한엄지에게 완벽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해주기도 했다. 이민지는 4쿼터에도 경기 종료 37초를 남기고 한 바퀴 돈 뒤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민지는 이날 22분 36초를 뛰며 15득점 4리바운드 1스틸의 기록을 남겼다.
이민지는 2006년생으로 숙명여고에서 송윤하, 유하은 등과 뛰며 전국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오는 2월 10일 졸업식이 예정돼있어 여전히 고등학생 신분이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수줍음을 보인 여고생이었지만, 코트 안에만 들어서면 매서운 해결사가 된다. 여자농구에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Copyright ⓒ STN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