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을 뒤흔든 ‘딥시크 쇼크’가 국내 증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장중 25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300원(-2.42%) 내린 5만24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2만1800원(-9.86%) 급락하며 단숨에 20만원이 붕괴됐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한미반도체(-6.55%), 테크윙(-9.49%), 디아이(-6.36%) 등 주요 반도체 장비·부품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는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기존 AI 기술과 경쟁할 수 있는 오픈AI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
딥시크가 최근 공개한 추론 AI 모델 ‘딥시크 R1’이 오픈AI의 ‘o1’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비(GPU) 수요 감소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이에 AI 업계가 충격을 받았고, 엔비디아 주가는 27일(현지 시각) 하루 만에 16.97% 폭락하며 118.42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890억달러(약 846조원)가 증발했다.
iM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딥시크 쇼크 이전부터 AI 관련주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사태가 미국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고, 국내 증시도 2500포인트 중반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주 급락 여파에 코스피도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498.90까지 하락하며 25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시장 점검에 나섰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전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상황 점거회의'를 개최해 중국산 저비용 인공지능(AI)모델인 딥시크 충격에 따른 국내 파급을 우려했다.
한은 유상대 부총재는 “연휴 기간 미국 증시 변동성이 IT 업종을 중심으로 커진 만큼 국내 영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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