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이용 행태를 '건강 문해력'(Health Literacy)이란 개념을 이용해 분석한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건강 문해력은 아직 개념적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통상 올바른 건강 관련 결정을 내리기 위해 건강 정보와 서비스를 얻고 처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보건사회연구' 12월호에 실린 '건강 문해력의 영향 요인 파악 및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에 따르면 소득·교육 수준이 낮고 연령이 높을수록 건강 문해력이 낮고, 건강 문해력이 낮을수록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많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요즘 같은 건강정보 과잉 시대일수록 개인이 건강과 의료 이용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즉 건강 문해력은 더 중요해진다.
무엇보다 여성 고령자의 건강 문해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이 분석한 그 이유가 흥미롭다. 과거 가부장적 사회의 문화를 오롯이 견뎌야 했던 그들에게는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갖출 환경이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합리적인 의료 소비를 위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려는 정부 대책의 대부분이 공급을 통제하는 방식이었는데 앞으로는 환자 중심의 보건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건강 문해력 제고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연구진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주치의제도가 없어 사실상 본인 스스로 의료 이용을 판단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건강 문해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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