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총수가 사법처리를 받은 대기업집단 9곳이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처벌 이후에도 기업 경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설비투자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31일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재벌 총수의 사법처리가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횡령‧배임 등으로 처벌된 재벌 총수 9명 수익‧투자 등을 조사한 결과, 재벌총수의 처벌은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재벌총수의 사법처리가 기업경영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오랫동안 갑론을박의 대상이었다.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과 '규율 강화'로 인한 긍정적 효과의 상반된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왔다.
이에 연구소는 삼성‧현대차‧SK‧한화‧CJ‧동부‧두산‧동국제강‧한솔 등 총 9개 재벌‧43개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총수의 경제범죄 기소 전후 5년, 총 11년간 수익과 투자, 성장성 등을 조사했다. 총수가 처벌받지 않은 32개 재벌도 조사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총 자산 대비 수익률, EBITDA 마진, 토빈큐, 매출 성장률 등 핵심 경영 지표에서 처벌 집단이 처벌되지 않은 재벌에 비해 유의미하게 경영이 악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총수의 범죄 처벌 후 설비투자율이 4~7% 증가했다.
한국 재벌은 ▲시장의 독점적 지위 ▲범죄를 저질러도 견제하지 않는 국민연금과 견제 못하는 소액 주주들 ▲재벌은 돈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도 좋다는 사회문화적 관용 등 부정적 요인으로 총수 처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경재개혁연구소는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가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통념과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그러한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다"며 "총수의 사법처리에도 경영에 영향이 없다는 것은 한국의 재벌들은 시장 및 사법규율로부터 어느정도 '면책'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총수의 부재라는 비상상황에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해 안정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 지배주주의 '강한 리더십'이 없어도 기업이 중요한 투자결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지배주주의 존재가 기업 운영에 있어 절대적 요소가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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