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마이키 무어가 68년 묵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을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엘프스보리에 3-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전체 4위로 16강에 직행한 반면 엘프스보리는 26위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날 무어는 손흥민, 히샤를리송과 함께 선발 출격했다.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윌손 오도베르가 모두 부상인 상황에서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데얀 쿨루세프스키의 체력 안배를 도모했기 때문에 무어 선발은 필연적이었다. 손흥민이 후반 시작과 함께 쿨루세프스키와 교체되고, 히샤를리송이 후반 36분 오인다몰라 아자이와 교체된 반면 무어는 풀타임 출장했다.
무어는 과감함을 바탕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보다는 정제되지 않았지만 저돌적인 드리블로 오른쪽을 무너뜨리기 위해 분전했다. 유효슈팅 3회, 드리블 성공 2회, 키패스 1회 등 전반적인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라이트백 페드로 포로와 호흡도 괜찮았다. 후반 초반 쿨루세프스키 투입에 따라 왼쪽으로 이동하는 등 양 측면에서 고루 활약하며 범용성도 보여줬다.
후반 막바지에는 토트넘 데뷔골이자 쐐기골을 집어넣었다. 2-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4분 무어가 상대 수비 경합을 이겨낸 후 뒤로 물러서는 엘프스보리 수비라인 덕에 편안하게 전진했으며, 페널티박스 안에서 낮게 깔리는 슈팅으로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곳으로 공을 꽂아넣었다. 이날 무어가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쐐기골을 넣을 마땅한 자격이 있었다.
이 득점을 통해 무어는 68년 동안 이어져온 기록을 깨부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무어는 17세 172일에 유로파리그에서 득점하며 유럽대항전에서 골을 넣은 최연소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이전 기록은 지미 그리브스가 1957년 17세 245일에 넣은 득점이었다. 첼시 시절 기록한 것이긴 하지만 그리브스가 토트넘에서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무어가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무어는 감격에 젖어 자신의 우상인 손흥민 품에 안겨 한참을 가만있었다. 무어는 토트넘 유소년 시절부터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을 가감없이 드러내왔고, 유스팀에서 골을 넣은 뒤 손흥민의 ‘찰칵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손흥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구단과 아카데미가 맞이한 놀랍도록 특별한 밤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자랑스러울 뿐”이라며 무어를 비롯해 오인다몰라 아자이, 데얀 스칼렛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밤 승리는 ‘메이드 인 토트넘’”이라며 기뻐한 뒤 무어에 대해 “무어는 17살이고 지금껏 겪은 어려움도 성장의 일부다. 득점은 분명 무어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라며 무어의 성장을 위해 토트넘이 모든 역량을 투입할 거라 밝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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