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을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엘프스보리에 3-0 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전체 4위로 16강에 직행한 반면 엘프스보리는 26위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날 손흥민은 변함없이 선발로 나섰다. 히샤를리송, 마이키 무어와 공격진을 이뤘는데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윌손 오도베르가 모두 부상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손흥민은 전반 45분만 소화하고 후반 시작과 함께 데얀 쿨루세프스키와 교체됐다. 엘프스보리전이 끝나고 약 65시간 뒤에 브렌트퍼드와 리그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필수적이었다.
뛴 시간은 짧았지만 활약은 어느 때보다도 걸출했다. 특히 드리블 돌파가 훌륭했다. 손흥민은 전반 23분 양발 드리블을 통해 왼쪽에서 2명을 순식간에 벗겨낸 뒤 골라인을 나가기 직전 크로스를 올리는 집중력을 발휘했고, 이어진 페드로 포로의 헤더는 상대 골키퍼 이사크 페테르손의 품에 안겼다. 전반 33분 루카스 베리발의 패스를 재치 있게 흘려 상대를 벗겨내고 중앙으로 보낸 패스가 수비를 맞고 굴절됐고, 이어진 파페 마타르 사르의 슈팅은 골문 앞에 있던 니클라스 훌트가 발로 막아냈다. 전반 39분에는 손흥민이 코너킥 상황에서 로드리고 벤탕쿠르와 2대1 패스를 하고 돌파를 선보인 뒤 올린 크로스를 무어가 문전에서 슈팅했고, 페테르손이 좋은 반사신경으로 이 공을 위로 쳐냈다.
손흥민은 전반 45분 동안 드리블 돌파를 10회 성공시키는 위대한 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전반에 드리블 돌파 10회 성공은 유로파리그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또한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손흥민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단일 경기에서 가장 많은 드리블 성공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전반만 뛰고 다른 모든 선수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수준을 증명했다.
현지 매체도 손흥민을 호평했다. 런던 지역지 ‘더 스탠다드’는 팀 내 최고점인 평점 8을 부여하며 “상대 윙백을 농락했다. 손흥민을 상대하는 시몬 헤들룬은 불운했다”라고 평가했다. 런던 지역지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7을 주며 “전반전 토트넘 최고의 선수였다. 지속적으로 상대를 격파해냈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라고 호평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에도 토트넘 핵심이자 주장으로서 품격을 발휘했다. 이날 토트넘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26분 데인 스칼렛이 훌륭한 헤더로 선제결승골을 뽑아냈고, 후반 40분에는 오인다몰라 아자이가 스칼렛과 2대1 패스 후 방향을 크게 꺾는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무어가 낮게 깔리는 쐐기골로 대미를 방식했다. 토트넘 유소년 출신인 세 선수 모두 이날 득점이 데뷔골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경기장에 들어와 스칼렛, 아자이, 무어를 모두 안아주며 그들의 아름다운 밤을 축하해줬다.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구단과 아카데미가 맞이한 놀랍도록 특별한 밤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자랑스러울 뿐”이라며 데뷔골 3인방과 함께한 사진을 올려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제를 투여했다.
사진=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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