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20세 공격수 마티스 텔을 노린다. 최근 잔뜩 영입한 19세 선수들과 다른 점은 이적료를 볼 때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영입이고, 손흥민 후계자로 점찍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토트넘은 이적시장 막판 보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잉글랜드 이적시장은 현지시간 2월 3일 오후 11시까지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기대 이하인 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주전 부상으로 인한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의 다급한 영입 외에 주전급 선수를 수급하지 않았다. 1월에 공식 등록했던 양민혁을 퀸스파크레인저스(QPR)로 임대 보내 잉글랜드 적응 기간을 주고, 옥스퍼드유나이티드로 임대 가 있던 데인 스칼렛을 복귀시키며 유망주 숫자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런 가운데 텔 영입전에 토트넘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바이에른뮌헨의 텔이 이적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만 5개 구단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첼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애스턴빌라, 아스널의 경쟁이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텔은 맨유나 아스널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부터 바이에른이 원하는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752억 원)에서 6,000만 유로(약 903억 원) 사이였다. 최근 부진에 빠져 있던 유망주의 몸값으로는 부담스런 금액이다. 그런데 한국시간 30일 밤 ‘스카이스포츠’로부터 6,000만 유로를 과감히 제시하면서 협상에 적극적인 팀은 토트넘 하나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여러 매체에서 연달아 관련 정황 보도. 토트넘이 핵심 인사를 파견해 적극 협상을 벌였고, 토트넘이 몸값을 맞춰주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즉시 구단간 구두합의가 성사됐다는 것이다.
만약 6,000만 유로에 이적이 성사된다면 바이에른 역사상 최고 수입이다. 기존 1위는 4,500만 유로(약 677억 원)에 팔았던 마테이스 더리흐트, 뤼카 에르난데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등 나이가 찬 스타급 선수들이었다. 바이에른이 전소속팀 스타드렌의 이적료 배분 조항 때문에 비싸게 불렀는데 토트넘이 선뜻 받은 것이다. 다만 아직 지급되지 않은 해리 케인의 잔여 이적료에서 삭감하는 식으로 영입한다면 렌에 배분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관측도 있다.
텔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의 핵심은 바이에른을 완전히 떠나는 게 맞냐는 것이다. 그 팀이 아스널 정도면 고민이 덜하겠지만 토트넘은 현재 PL 15위로 떨어져 있고 유럽대항전을 안정적으로 나갈 수 있는 팀은 아니다. 텔은 과거에 “바이에른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 손흥민과 꼭 닮은 플레이스타일, 잘나가다 헤매는 중
텔이 이만한 돈을 투자할 만한 선수인지는 관점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 바이에른이 지난 2022년 렌으로부터 영입했는데, 당시만 해도 렌에서조차 거의 뛰지 못한 유망주 영입에 2,000만 유로(약 301억 원)를 투자하면서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텔은 곧 이적료의 가치를 증명했다. 2022-2023시즌 분데스리가 5골,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7골 5도움을 기록하면서 10대 나이에도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은 확실히 보여줬다. 소속팀이 바이에른이라 골을 넣기 수월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주목할 만한 실적이었다.
다만 이번 시즌은 고전의 연속이다. 선발 출장 기회를 잡기 힘들었고, 종종 뛸 때도 경기력이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전반기 공격 포인트가 하나도 없다. 30일(한국시간) 바이에른과 슬로반브라티슬라바의 경기에서도 파괴력과 판단력이 모두 엉망이었다. 이 경기 후 관중들을 찾아가 더 공들여 인사하는 텔의 모습은 ‘사실상의 작별인사’로 보이기도 했다.
텔은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데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왼쪽이다. 왼쪽부터 중앙으로 파고들다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는 걸 즐긴다. 일대일 돌파 기술이 좋은 건 아니지만 공을 부드럽게 다루면서 수비를 요리할 수 있고, 일단 틈을 포착하면 빠르게 파고들 수 있는 스피드와 유연성 신체능력을 갖췄다.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차는 것 같은데 날카롭게 휘어지면서 골문 구석으로 꽂히는 슈팅 테크닉도 장점이다.
▲ 장기적 유망주가 아니라 '즉시 손흥민 대체자'로 고려?
2005년생인 텔은 최근 토트넘이 잔뜩 수집 중인 2006년생 선수들과 비슷한 나이다. 그러나 영입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일단 이적료가 훨씬 비싸다. 그리고 연봉도 다르다. 이미 빅 클럽을 거쳤기 때문에 하부리그나 변방 출신 유망주들과 차원이 다른 돈을 받는다. 텔의 연봉은 500만 유로(약 75억 원)로 알려져 있는데, 토트넘이 선수 설득을 위해 어느 정도 올려서 제시할 걸 감안한다면 단숨에 팀내 5위권이 될 수 있다. 도미닉 솔랑케, 히샤를리송과 비슷한 연봉이 예상된다.
이 점에서 텔은 즉시전력감에 가깝다. 첼시가 자주 보여준 ‘고이적료 저연봉 장기계약’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손흥민과 플레잉 타임을 나눠 가질 강력한 경쟁자 겸 확정적인 후계자로 노린다고 봐야 한다. 저만한 돈을 투자해서 영입한 선수를 가장 편한 포지션이 아니라 다른 곳에 기용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텔 영입에 거액을 쓴다면 ‘손흥민의 연장 조항 발동은 후계자를 위해 시간을 버는 행위’였다는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는 셈이다. 텔이 잘 적응한다면, 올여름 손흥민에 대한 영입 제안을 들어 볼 가능성도 생긴다.
그러나 이는 토트넘의 구상일 뿐, 컨디션이 떨어진 유망주가 토트넘처럼 팀 전체적으로 침체된 곳에 와서 기량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텔을 비싸게 영입해 놓고도 당분간 손흥민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 그 와중에 유망주 영입은 계속
한편 이적시장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은 맨체스터시티 유소년팀의 대니얼 배티를 50만 파운드(약 9억 원)에 옵션 붙여 영입한다. 이미 협상은 끝났다. 아직 프로 수준에서 활약한 적 없는 19세 유망주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에 걸쳐 2006년생만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 양민혁, 배티까지 계속 수집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