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설' 지낸 尹…국힘, 지지층 기살리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으로서 '옥중 설'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 진영 결집을 염두에 둔 듯 엿새 간 연휴 내내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수감된 대통령을 감싸는 행보에 당 일각에선 중도·부동층 외연 확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당 지도부 중심의 단일대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정치보다 사람 관계가 우선"이라며 "대통령께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인간적인 차원이자 도리로서 기회가 되면 면회를 가겠다"고 친분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선 "입법부는 거대 야당의 폭주로 괴물이 됐고 사법부와 수사기관들은 거대 야당의 눈치만 보는 것이 아니냐는 개탄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지역구 민심을 전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탄핵 반대' 원외당협위원장 모임은 29일 설 당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변호인단에게 편지를 전달하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구치소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을 만난 윤 의원과 일부 당협위원장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편향성 등 문제를 제기하며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심우정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이들은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야 된다"며 "다시 심기일전해서 대통령과 함께 자유민주의 체제 수호의 결기를 다짐하려고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되자 '엉터리 기소'라며 검찰·헌법재판소 등을 싸잡아 비판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강하게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변호인단과 접견하며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우선 법원에 보석을 요청해 석방 후 불구속 재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르면 다음 달 열릴 형사재판에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소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