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신인 이민지(19)가 위성우(54) 감독의 지도 아래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2006년생 이민지는 2024-2025시즌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탁월한 공격 감각과 슈팅 능력 등을 갖춰 숙명여고 시절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프로무대에서도 공격 재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부산 BNK전에서 첫 프로 경기를 치른 이민지는 이후 같은 달 25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5분 16초 동안 12득점을 기록하는 등 잠재력을 증명했다. 최근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쌓는 경기가 늘고 있다. 지난 22일 청주 KB전에서 13득점, 24일 BNK전에서 10득점을 기록했다.
이민지의 좋은 활약에 위성우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2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과 경기에 앞서 만난 위성우 감독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팔도 길고, 탄력도 좋고, 패스 길도 볼 줄 안다. 슛을 던져야 하는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안다. 공격 훈련은 별로 시킬 게 없을 정도로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민지는 프로 입단 후 3개월간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 기간에 위성우 감독은 이민지에게 고된 수비 훈련을 소화하게 했다. 그는 “프로는 수비가 안 되면 경기를 뛸 수 없다. 그래서 3개월간 기본적인 수비 훈련부터 시켰다”며 “이민지는 운동신경도 있고, 수비의 필요성도 잘 알고 있다. 센스가 있다 보니까 수비력이 빠르게 느는 게 눈에 보인다”고 미소 지었다.
사령탑의 기대 속에 이민지는 하나은행전(62-52 승)에서도 3점슛 3개를 포함해 15득점으로 활약했다.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아울러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득점까지 마크했다. 이민지의 활약을 앞세운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BNK와 1위 싸움 구도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만난 위성우 감독은 이민지의 활약상에 대해 “좋은 선수다. 배포도 있다. 공격 효율도 좋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기대를 조금 내려놓으려 하고 있다.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어린 선수이다 보니까 우쭐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못했을 때 더 많은 혼을 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이민지는 1쿼터 직후 위성우 감독의 호통을 듣기도 했다. 이민지는 “감독님께서 ‘혼자 농구하냐’고 하셨다. 공격할 때 수비가 몰렸는데 너무 무리하게 했던 것 같다. 벤치에 들어가서 마음을 잡고 나왔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출신 중에는 위성우 감독의 호통을 겪으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이민지도 이 과정에 들어섰다. 이민지는 “처음 혼났을 때는 놀라기도 했다.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된 것 같다”며 “3개월 동안 눈물도 많이 흘렸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이 안 따라줘서 분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민지는 올 시즌 자신의 활약상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은 50점”이라면서 “제가 왼쪽에서 드라이브인을 하는데 이제는 상대가 이걸 막는 느낌이 든다. 오른쪽에서도 잘할 수 있게 연습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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