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국내 프로스포츠에는 ‘외국인 선수가 1년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가 국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프로농구 고양 소노는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소노는 앞서 28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정관장과 홈 경기에서 69-94, 25점 차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소노는 최근 3연패와 함께 최하위인 10위(10승 23패)로 추락했다. 설 연휴를 맞아 소노아레나를 찾은 2790명의 팬들 앞에서 당한 대패라 더욱 쓰라리다.
소노는 정관장과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간 기량 차를 실감했다. 알파 카바(29)가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디제이 번즈(25)가 2득점에 그쳤다. 올겨울 새롭게 영입한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케빈 켐바오(24)가 부상을 털고 첫 경기에서 14득점을 기록했지만, 이제 막 2경기를 치른 탓에 동료들과 합이 맞지 않아 양 팀 최다인 실책 5개를 범했다. 정관장의 디온테 버튼(31)이 24득점, 조니 오브라이언트(32)가 17득점을 올린 것과 극명한 차이가 났다.
소노는 올 시즌 시작부터 외국인 선수 구성에 애를 먹었다. 당초 앨런 윌리엄스(32)와 자넬 스톡스(31)로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9월 11일부터 진행된 대만 타이베이 전지훈련에 참가하기로 했던 스톡스는 돌연 약속을 어기고 제대로 된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은 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아내의 출산을 이유로 계약 기간 자체가 지난해 12월까지로 짧았다.
소노는 스톡스를 대신해 번즈를, 윌리엄스를 대체할 선수로 카바를 택했지만 두 선수는 팀 전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번즈는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평균 16분 49초를 소화하며 8.2득점 3.8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카바는 평균 16분 36초 동안 6.9득점 6.5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번즈는 공격에 강점이 있다고 알려졌으나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카바는 수비력은 뛰어나다는 평이지만 공격에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태술(41) 소노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의 부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28일 정관장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너무 어려운 경기를 했다. 외국 선수들의 득점이 나오지 않다 보니 국내 선수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소노의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1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남은 교체 카드 1장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잔여 시즌 소노의 ‘농사’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