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태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로봇 사업 주도권을 위해 로봇 전문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투자하면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로봇을 미래 먹거리 이자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고 기술 확보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35%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고 LG전자도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51%를 확보해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난 2023년 868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으며 지난해 콜옵션을 통해 지분을 35%로 확대, 최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3542억원에 달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처음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2030년까지 반도체 사업장의 무인 공정 구현을 위한 로봇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또 산업용 로봇을 제조 및 물류 자동화에 도입하고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추진한다. 올 상반기에는 AI 집사 로봇 '볼리'와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향후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로봇의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핵심 성장 동력화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로서 글로벌 로봇 사업과 개발 리더십 강화를 위한 두 회사간 시너지협의체도 운영한다. 시너지협의체는 미래로봇 기술 개발은 물론 로봇 사업 전략 수립과 수요 발굴 등을 통해 두 회사의 성장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 다 같이 가자는 의미에서 로봇추진사업단도 만들고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로봇이 AI를 만나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삼성이 로봇 분야에 대해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가 됨에 따라 미래로봇 개발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결국 두 회사의 윈-윈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최근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30%를 추가 인수해 51%를 보유하게 됐다. LG전자는 “이번에 추가 지분 확보로 베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베어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이다.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구축, 다수 로봇을 최적화한 경로로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관제 솔루션 등 분야에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클로이 로봇'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일체를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한다. 하정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베어로보틱스 주요 경영진은 유임해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LG전자에서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상업용 로봇 사업 시너지 창출에 매진한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미국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은 명확한 미래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F&B·물류 배송로봇을 넘어 이동형 AI홈 허브 등 가정용 로봇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AI와 가전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가정용·산업용 로봇 사업도 강화한다. 가정용 로봇 분야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에서 총괄한다. 가정용 로봇이 AI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상태를 정교하게 인식하고 이에 맞춰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삼수 LG전자 CSO 부사장은 “이번 추가 투자는 ‘명확한 미래’인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LG전자의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등 로봇 사업 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로봇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신성장동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은 제조,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로봇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1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은 15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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