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만난 소설가…신간 '블루 베이컨'·'마티스×스릴러'

명화를 만난 소설가…신간 '블루 베이컨'·'마티스×스릴러'

연합뉴스 2025-01-28 13:0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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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베이컨

[뮤진트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프랑스 소설가 서머싯 몸은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 '달과 6펜스'를 썼고, 미국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베르메르의 명화 '진주 귀걸이 소녀'를 보고 그림 속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명 소설을 집필했다.

이처럼 명화나 유명 화가를 소재로 하는 문학 작품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고 집필됐다. 명화 또는 화가의 삶이 문학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데다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유명한 그림이나 화가의 이름은 익숙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최근 출간된 에세이 '블루 베이컨'(뮤진트리)과 단편소설집 '마티스×스릴러'(마티스블루) 역시 유명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과 앙리 마티스(1869∼1954)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태어났다.

'블루 베이컨'은 프랑스 소설가 겸 칼럼니스트인 야닉 에넬이 화가 베이컨의 그림이 전시된 파리 퐁피두센터 미술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겪은 일을 기록한 에세이다.

평소 베이컨의 그림과 관련한 글을 여러 차례 발표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던 에넬은 전시 주최 측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 미술관에서 밤을 보내기로 한다.

에넬은 베이컨의 그림이 그것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오로지 활자로만 설명한다. 아울러 베이컨의 강렬하고 원초적인 화풍을 찬찬히 뜯어보고 화가가 자화상마저 암울하고 기괴한 모습으로 그린 이유를 곱씹어본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한 설명만 지루하게 늘어놓지 않는다. 에넬이 갑자기 겪는 편두통, 여러 방으로 이뤄져 미로처럼 보이는 전시 공간 등 흥미를 더하는 사건과 요소가 곳곳에 등장한다.

출판사는 "오랫동안 베이컨의 그림에 천착해온 저자가 작품(그림)들을 홀로 대면하며 떠올린 성찰의 결과물이자, 미술과 문학이 한 몸처럼 조화를 이룬 책"이라고 소개했다.

마티스×스릴러

[마티스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티스×스릴러'는 다섯 명의 소설가가 각자 배경지식 없이 마티스의 그림을 한 점씩 정해서 감상한 뒤 각자 떠오르는 이야기를 스릴러 소설로 써서 엮은 책이다.

소설가 정해연은 '피아노 레슨'을 보고 자기 어머니를 살해한 고등학생 김윤철의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소설을 썼다. 경찰에 체포된 김윤철은 벽에 걸린 마티스의 그림이 어머니를 살해하라고 자기에게 명령했다고 주장한다.

조영주의 소설 '유서'는 그림 '이카로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소설은 새 작품을 쓰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작가가 살인을 저지른 뒤 영감을 얻어서 썼다는 설정이다.

정명섭의 '좀비 여인의 초상'은 그림 '이본 랑베르양의 초상'으로부터 완성됐다. 북한이 발사한 핵미사일이 상공에서 폭발한 뒤 좀비로 뒤덮인 서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이 밖에 그림 '구르고 남작 부인의 초상'은 박산호의 소설 '사냥의 밤'으로, 그림 '화가의 가족'은 박상민의 소설 '체크메이트'로 재탄생했다.

정해연은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무슨 뜻으로 그림을 그렸든지 간에 그것을 향유하고 느끼는 것은 철저히 보는 사람의 것이라 생각한다"며 "물론 이 소설 역시 어떻게 느끼든 독자 여러분의 것"이라고 적었다.

▲ 블루 베이컨 = 232쪽.

▲ 마티스×스릴러 = 304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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