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야가 상대 진영 의원의 제명을 연달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유리해진 정국을 등에 업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추경호·김민전·윤상현 의원 제명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도 ‘카톡 검열 논란’에 휩싸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을 제명하는 안을 냈다. 국회의원 제명의 의결정족수 ‘허들’이 높아 제명이 현실화하기 쉽지는 않으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단으로 치달은 정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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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 대표발의자들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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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발의된 국회의원 제명안은 총 4건이다. 이 중 3건은 야당이 낸 것으로, 추경호·김민전·윤상현 의원이 대상이다.
추경호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해제 요구안 결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제명안에 이름이 올랐다. 원내대표로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혼선을 줘 국회 도착을 늦췄다는 것이다.
김민전 의원은 산하에 ‘백골단’이란 조직을 운영하는 보수단체 ‘반공청년단’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한 게 빌미가 됐다. 윤상현 의원의 경우 최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불법 폭력시위 사태와 엮였다.
전용기 의원에 대한 제명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전원 동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전 의원이 “일반인이어도 단호하게 내란 선동이나 가짜뉴스로 고발하겠다”고 발언한 점을 문제삼았다.
상대 당을 향한 제명안 발의는 22대 국회 들어 부쩍 잦아졌다. 22대 국회가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의원 제명을 명시한 제명안이 9개 나왔다. 이 중 3개는 올해 1월 한 달 동안 제출됐다.
의원직 제명은 국회법상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이 때문에 여야는 정쟁을 하면서도 제명안 발의는 자제해왔다. 통상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요구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더구나 의원을 제명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 192표에 여당 8표가 추가로 필요하다. 허들이 높아 제명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처럼 제명안이 남발하는 건 정략적인 목적이 강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옹호당’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제명안 제출을 통해 비상계엄 이슈를 지속 이끌어가고 공세를 펴겠다는 셈이다. 국민의힘의 제명안 제출은 맞대응 성격이 강하지만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 공격에 활용하기 위해 제명안을 썼다.
거대 양당의 대립이 탄핵국면 들어 더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비상계엄 및 탄핵 이후 양당의 간극이 크게 벌어진 상태다. 여당과 야당, 정부가 함께 국정 안정을 도모하겠다며 국정협의회를 꾸리기로 했지만, 안건을 정하기 위한 실무협의조차 의견차만 거듭 확인하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양당의 극단 정치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옹호당이라고 공격하며 표심을 확보하려 하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공세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 진영을 향한 제명안 남발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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