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집안이 많지만 과도한 준비와 비용 부담은 여전히 명절 갈등의 주요 원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성균관은 차례상 간소화를 위해 2022년부터 표준안을 제시하고 있다. 성균관은 "차례상엔 술과 과일을 포함해 9가지만 놓아도 충분하다"고 권고했다. 떡국,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으로 구성된 기본 차림이 소개됐으며 육류와 생선, 떡 등을 추가해도 되지만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올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은 "과거 기름이 귀했던 시기에 전이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으나 유교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며 기름 음식을 차례상에서 제외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홍동백서' 혹은 '조율이시' 등 순서를 맞춘 차림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해당 표현은 예법에 대해 다룬 옛 문헌에 없는 표현이다. 정해진 과일 종류도 없으니 주변에서 구하기 쉽거나 평소에 고인이 좋아하는 과일을 올려도 무방하다. 성균관 측은 "사람들이 차례상에 놓을 음식 순서를 쉽게 외우기 위해 나름의 공식을 만들었던 것이 마치 정설처럼 됐다"고 설명했다.
2023년 1월 성균관은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하며 가족 간 화합을 강조했다. /사진=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유교의 제례 규범을 집대성한 중국의 예서 가례에는 '차례'라는 용어가 없다. 다만 1월 1일이나 정월에 조상에게 고하는 일종의 '정월 의식'이나 한식이나 단오 등 계절의 변곡점에 지내는 '속절(俗節) 의식'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오늘날의 '차례'가 되었다고 전했다. 정월·속절 의식의 공통점은 모두 '간소하다'는 점이다.
최 위원장은 "차례상을 간소화하자는 건 본래대로 돌아가자는 의미"라며 "사람들이 제사상 차림처럼 차례상을 만들면서 음식이 너무 많아졌다. 과거에는 음식을 집집마다 나눠 먹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난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전통을 계승하되 현대의 삶에 맞게 조정하는 노력은 가족 간 화합을 위한 첫걸음이다. 차례상의 간소화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방법의 하나로, 명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기회다. 이번 설에는 차례상의 간소화를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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