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日 도심 한복판 무차별 흉기 난동... 용의자 나흘 만 체포

[이슈] 日 도심 한복판 무차별 흉기 난동... 용의자 나흘 만 체포

포인트경제 2025-01-27 14:28:58 신고

3줄요약

방범 카메라 ‘릴레이 수사’와 시민 제보, 조기 검거 결정적 기여
경찰 특수 부대 ‘NSIT’ 투입…전기톱까지 동원된 초강수 체포 작전
묵비권 행사하는 용의자, 조사 속도 더딜 듯…동기 규명 급선무

[포인트경제] 지난 22일 밤, 일본 나가노현(長野県) JR나가노역(長野駅)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무차별적으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나흘 만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 나흘 뒤인 26일 오전, 나가노시에 거주하는 46세 남성 야구치 유지(矢口 雄資)를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그는 저항 없이 체포되긴 했으나, 현재 진술을 완전히 거부하고 있어 사건의 전모와 동기를 밝히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나가노시의 40대의 남성 용의자 오늘아침 신변확보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NHK 26일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NHK와 아사히 신문 보도 등에 따르면 사건은 22일 오후 8시경, 나가노역 선광사(善光寺) 방면 출구 바로 앞 버스 승강장 부근에서 벌어졌다. 당시 역 주변에는 출퇴근 뒤 귀가하려는 사람과 인근 식당, 술집 등을 이용한 손님들이 많았다. 용의자는 아무런 전조 없이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던 남녀 3명을 차례로 흉기로 공격했다.

이때 가장 먼저 공격당한 40대 남성은 가슴 부근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 남성과 약 10미터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30대 남성과 40대 여성도 뒤를 공격 당해 중경상 피해를 입었다. 조사결과 이들은 모두 범인과 면식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건 초기에 이미 “무차별 범행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범행 후 용의자는 주위의 혼란을 틈타 역 서쪽으로 달아났고, 곧이어 선로 변을 따라 동쪽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자기 집까지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나가노역 주변과 도심 곳곳의 방범 카메라 영상을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붙여 용의자의 도주 경로를 추적했다. 또한 언론과 SNS, 현장에 배포된 전단지 등으로 용의자의 얼굴이 담긴 이미지를 빠르게 공개하고, 전용 프리다이얼을 개설하며 지역 사회의 적극적 제보를 독려했다. 아사히 신문은 이 같은 방침이 신속한 검거로 이어졌고, 실제로 사건 발생 후 단 사흘 만에 300건이 넘는 시민 제보가 접수되었다고 전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26일 체포 과정에서는 용의자가 흉기를 쓸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극도로 조심스러운 작전을 펼쳤다. 용의자가 사는 아파트 창문 아래에는 추락 시 충격을 줄이는 대형 에어매트를 미리 배치했고, 특수 부대원들은 전기톱 소리가 날 정도로 강제로 문을 뜯어내며 돌입했다. 현장에 있던 일부 수사관 모자에는 알파벳으로 ‘NSIT’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인질극이나 흉기 난동 같은 고위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훈련을 받은 나가노현 경찰의 전담 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오전 7시 무렵 붙잡혀 나가노 중앙경찰서로 연행되었으며, 잡담에는 반응하면서도 범행 관련 질문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경찰 측은 밝혔다.

NHK는 용의자가 검거된 아파트 인근에 사는 70대 주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 주민은 “전날부터 경찰이 자꾸 보이길래 무슨 일인가 궁금했지만, 이렇게 무시무시한 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근처에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전거 타는 것을 간간이 본 적은 있으나 이렇다 할 문제는 못 느꼈다”고 말했다. 나가노현 경찰은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그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관련된 물건을 찾는 한편, 그의 PC나 휴대폰 등 디지털 기록을 확보해 범행 동기나 심리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연쇄적이고 무차별적인 흉기 공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단 피해자들이 모두 범인과 일면식이 없었다는 점이 확인된 이상, 범행 동기는 물론이고 정신적 문제 또는 개인적 사정 같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나가노현 경찰청은 인근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사건 직후 약 100명 가까운 추가 인력을 투입, 24시간 순찰 체계를 가동했다. 파출소를 비롯해 순찰차와 경찰 헬기 등도 총동원하여 주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는데, 현장 담당자들은 “월요일 아침 아이들이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며 “제보와 방범 카메라 영상 분석이 수사 시간을 대폭 줄이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나가노역 일대는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많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기에, 주민과 상인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무차별 공격에 큰 공포를 느낀다. 재발을 막기 위해 주변 치안과 보호 체계가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용의자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현장에서 수거한 자료와 압수품을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용의자가 묵비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CCTV 영상·시민 제보·디지털 포렌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그가 왜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들을 공격했는지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현장 근처에 설치된 헌화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헌화했다/산케이신문 27일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사건 현장에는 지금까지 숨진 피해자를 추모하는 헌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시민들에게 “추가 위험이 없도록 체포된 용의자와 관련된 수사를 엄중히 진행 중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일본 지역 사회가 받은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