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0년 전 고작 400억원 이적료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둥지를 튼 뒤 구단을 바꿔놓고 있는 손흥민이 다시 한 번 팀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레스터 시티전을 이겨야 강등권에서 멀리 떨어져 중위권 도약이 가능한 토트넘이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운다.
최근 들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때마다 말이 아닌 골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손흥민이 묵묵히 프리미어리그 9개 시즌 두 자릿 수 골을 위해 가던 길을 가고 또 간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4일(한국시간)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호펜하임과의 리그페이즈 7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22분, 후반 32분 각각 한 골씩 터트리며 토트넘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홈팀이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 의지를 불태울 때마다 손흥민의 득점포가 '뻥뻥' 터졌다. 손흥민은 호펜하임전에선 득점 뒤 '쉿' 세리머니를 '찰탁' 세리머니보다 먼저 펼쳐보였다.
최근 "17세 마이키 무어를 손흥민 빼고 선발로 기용하라"는 등 선을 넘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골과 세리머니로 대응한 셈이다.
손흥민의 멀티골 뒤 영국 공영방송 BBC가 그의 대기록을 찾아내 조명헸다.
방송은 "손흥민은 지난 9시즌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골 이상을 넣었다. 2016-2017시즌 이후 매 시즌마다 10골 이상을 넣은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유로파리그에서 3골, 리그컵에서 한 골을 넣었다. 여기에 어시스트도 적지 않아 프리미어리그 6도움, FA컵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의 '리빙 레전드'임을 여지 없이 증명한 경기가 바로 유로파리그 호펜하임전이 됐다.
BBC는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서 25, 26호골을 넣으며 토트넘에서 유럽대회 25골 이상 넣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손흥민보다 더 많이 넣은 건 36골의 해리 케인뿐이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15골, 유로파리그에서 10골을 넣었다. 콘퍼런스리그(옛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도 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전 소속팀인 독일 레버쿠젠에서의 챔피언스리그 3골을 포함하면 총 29골을 UEFA 클럽대항전에서 터트렸다.
여기에 손흥민은 토트넘의 역사 한 페이지도 장식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총 436경기를 출전해 이 부문 단독 10위에 오른 것이다. 9위 지미 딤목(438경기), 8위 앨런 길전(439경기)과의 간격이 좁기 때문에 당장 이달 안에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득점 4위에도 바짝 다가섰다. 토트넘 구단은 24일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온 손흥민은 기념비적인 순간을 많이 만들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더불어 손흥민은 구단 통산 최다득점 5위(172골)에 올랐다. 4위 마틴 치버스(174골)와는 고작 2골 차이"라고 설명했다. 호펜하임전 출전 및 멀티골이 손흥민에게 많은 기록을 안긴 셈이 됐다.
손흥민은 직전 경기였던 프리미어리그 에버턴 원정에서 전반 중반 도중 치명적인 '빅찬스미스'를 기록했으나 호펜하임전에서 전성기 킬러 손흥민으로 돌아왔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이 리드를 잡은 가운데 손흥민이 일찌감치 팀에 승기를 안기는 골을 넣으며 왼팔뚝의 주장 완장 자격을 증명했다.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한번 치고 들어간 뒤 왼발 슈팅을 때렸고, 공은 수비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첫 필드골이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AS 로마와의 홈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유로파리그 첫 골을 낚은 적이 있다.
호펜하임이 후반 한 골을 만회해 추격전에 나섰을 때 손흥민이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32분 호펜하임의 패스를 끊어내 취한 토트넘 역습에서 마이키 무어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 한 명을 앞에 오른발 슈팅을 날려 3-1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이적료 400억원 가량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이 많은 돈을 쓰고도 제대로 된 성공작을 만들어내지 못한 가운데 손흥민 만큼은 토트넘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대급 성공적 영입 사례가 됐다.
손흥민은 마케팅에서도 엄청난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 경기 한국인 및 아시아인들이 토트넘 홈구장에 넘치고 그의 등번호가 새겨진 셔츠들이 날개돋친 듯 팔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10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했다.
호펜하임전 상승세를 이어갈 차례다. 토트넘은 26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 토토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레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시즌 23라운드 홈 경기를 벌인다.
손흥민은 히샬리송,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스리톱을 선발로 출격한다. 파페 마타르 사르,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중원에 포진한다.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한다. 골키퍼는 안토닌 킨스키다.
18세 한국 선수 양민혁도 이날 후보 명단에 들어 토트넘 데뷔를 노린다.
어느 덧 손흥민이 토트넘에 온지 10년째가 됐다.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40경기에서 8골 5도움에 그쳐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2016-2017시즌부터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를 받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무려 21골 7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겨가면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2017-2018시즌에는 18골 11도움을 기록했고, 2018-2019시즌에는 20골 9도움을 올렸다. 2020-2021시즌에는 21골 15도움을 올렸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2021-2022시즌에는 24골 8도움을 기록했다.
2022-2023시즌에는 탈장 여파로 부진했음에도 14골 6도움을 올리며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0골을 넘었다. 지난 시즌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7골 10도움을 뽑아내며 가볍게 10골 이상을 넘겼다.
이번 시즌에는 호펜하임전에서 2골을 추가하며 10골 고지를 밟으며 프리미어리그 선수 유일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손흥민의 다음 기록은 9개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10골 달성이다. 전반기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호펜하임전에서 컨디션을 되찾은 만큼 레스터 시티전에서 추가 득점을 점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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