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현대카드에 이어 주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수수료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이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아이폰 지갑 앱에 신용·체크카드 정보를 등록한 후 실물카드 없이 결제하는 서비스다. 우리나라에는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최초 도입했다.
2023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진행하면서 금융위원회 심사과정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한 바 있다. 당시 다른 카드사들이 앞다퉈 애플페이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과 달리 잠잠했다.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이용자 고객의 신규 유입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높은 수수료 부담과 신규 사업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후 시장 점유율을 18%까지 끌어올리는 등 선전하면서 주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연간 신용판매 규모가 166조2688억원으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신한과 KB국민 이외에도 최근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에서도 애플페이 도입 조짐이 감지되면서 업계에서는 신규 카드사의 애플페이 입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과 KB국민이 애플페이를 도입하게 되면 국내 상위 3개 카드사가 모두 애플페이를 지원하게 된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전격 도입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때나 카드사들이 도입을 검토할 때도 미리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라면서 “애플 측과의 비밀 유지 조항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의 확산 조짐에 삼성페이의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사로부터 최대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중국(0.03%) 대비 5배가량 높다.
애플페이와 달리 삼성페이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7월 카드사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수수료 무료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 페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속속 애플페이를 도입한다면 삼성전자도 수수료 무료 정책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애플페이와 동일한 0.15%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카드사의 부담은 약 1000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수수료가 워낙 높아 그정도 수준은 아니겠지만 삼성페이가 유료화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반응이다.
카드사들은 이런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 무이자 할부·캐시백·포인트 축소, 알짜카드 단종 등으로 전가할 수 있다. 애플페이나 삼성페이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덩달아 피해를 보게 되는 구조다.
앞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국내에 도입할 때도 수수료 논란이 있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결제 편의성 제고 및 신규고객 창출 차원에서 애플페이를 검토하는 카드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면서도 “애플페이 도입으로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 수수료가 고착화 되면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소상공인,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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