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코믹스 '외꺼풀' 작가 "독자들의 상처 치유 계기 되길"

노블코믹스 '외꺼풀' 작가 "독자들의 상처 치유 계기 되길"

연합뉴스 2025-01-26 07:1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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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데브 JJ 리…자전적 작품으로 아시아·태평양 미국문학상 우수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스개로 아시아인이거나 우울증을 겪어봤거나, 혹은 둘 다라면 제 책 '외꺼풀'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해요. 이 책이 독자들이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고 치유에 나서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그래픽노블 '외꺼풀'

[창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민 1.5세대로서 느낀 정체성의 혼란과 고립감, 학창 시절 겪은 우울증 등을 가감 없이 만화 '외꺼풀'에 담아낸 한국계 미국인 만화가 데브 JJ 리를 26일 서면으로 만났다.

'외꺼풀'은 리 작가의 일기장을 훔쳐본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일말의 미화도 없이 자신의 어두웠던 10대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 특징이다.

리 작가는 "일부는 각색했지만, 많은 부분이 실제 사건을 가지고 재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우울증과 자살 시도, 무너진 교우관계 등 자신의 상처이자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을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작가는 오히려 "가장 그리기 쉬웠던 부분은 트라우마가 심했던 순간들, 반대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트라우마가 된 일들은 여러 차례 심리상담사에게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이미 저한테는 삶의 일부처럼 느껴졌다"면서 "행복한 장면들은 떠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너무 과장되거나 가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옮기기만 한 회고록은 아니다.

리 작가는 "처음에 이야기를 쓸 때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폭로성 글 같았다"며 "제 기억에만 결말이 3번 정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너무 깔끔하고 완벽한 해피엔딩이었지만, 완전한 용서와 사랑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진실하지 않게 느껴져 결말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한국에서 태어나 3살 때 미국 뉴욕으로 건너왔다. 이후 뉴저지와 앨라배마를 오가며 자랐고 카네기멜런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현재 브루클린에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이른바 이민 1.5세대에 해당하는 리 작가는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이는 '외꺼풀' 이야기의 바닥에도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힘들게 일하면서 자식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이민 1세대 부모, 멀어지는 단짝 친구에 더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소수자라는 생각이 책 속 주인공 데버라의 숨을 막히게 한다.

"나는 비(非)미국인이면서 동시에 비(非)한국인이다. 영원히 그 사이에 있을 것이다"라고 되뇌는 책 속 독백이 데버라의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외꺼풀'이 모두에게 보편적인 이야기였으면 좋겠지만, 사실 주인공이 아시아인이 아니었다면 지금 같은 이야기는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수많은 미국의 이민자와 그들의 자녀 세대가 '외꺼풀'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외꺼풀'은 지난해 미국에서 아시아계미국인사서협회(APALA)가 주는 아시아·태평양 미국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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